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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의 추억 새기며 떠나는 전북 부안 여행

잼버리의 추억 새기며 떠나는 전북 부안 여행
해질녘 노을이 무척 아름다운 전북 부안 변산해수욕장. 부안군 제공

【부안(전북)=장인서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열린 전북 부안 새만금은 대회 유치가 확정된 2017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 방송 카메라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유명 인사처럼 호기심을 자극하며 전 세계 사람들 입에 회자돼 왔다. 지난 1일 드디어 축제는 열렸고 267만평(8.84km²) 간척지에 모스부호처럼 박힌 2만2000여 색색의 텐트는 무대 위 영광의 꽃가루처럼 빛났다. 일곱 번 태양이 뜨고 지는 사이 158개 나라 대원들로 북적이던 이곳은 썰물 때를 만난 바다처럼 다시 잠잠해졌다. 이런저런 난항 속에 기대한 찬사는 없었지만 부안은 태곳적 침묵을 지키며 명승의 아름다움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폐막을 앞둔 잼버리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부안의 명소 일부를 소개한다. ‘오래 보아야 예쁘다’는 나태주 시인의 시집 제목처럼 스치는 여행으로는 그 매력을 미처 다 알기 어렵기에 하루라도 머물며 천천히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2023 세계잼버리 현장을 추억하다, 잼버리공원


잼버리가 펼쳐진 광활한 부지를 시원하게 내려다볼 수 있는 공간이다. 잼버리공원에 세워진 조형물은 청소년들이 세계연맹의 휘장을 높이 들며 함께 꿈꿔나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스카우트 항건을 서로 엮어 스카우트 대원들 간의 끈끈한 형제애와 결속을 나타낸다. 공원 내 경관 쉼터는 올해 대회를 기념해 텐트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쉼터의 천장에는 거문고자리, 궁수자리 등 7개의 별자리 조명을 설치해 재미를 더했다. 지나가는 길에 잠시 들린 방문객들은 잼버리 현장을 짧게라도 추억해 볼 수 있다. 좀 더 이동하면 메타버스 체험관을 운영 중인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도 만난다. 원형돔에 흘러나오는 다채로운 영상으로 에너지 체험을 즐길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잼버리의 추억 새기며 떠나는 전북 부안 여행
잼버리공원 / 부안군 제공

화려한 노을빛에 취해 백사장을 거닐다, 변산해수욕장


하얀 모래와 푸른 솔숲이 어우러져 '백사청송'으로도 불리는 서해안의 대표 해수욕장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해수욕장의 하나로 1933년에 개장했다. 해변에는 희고 고운 모래사장이 2㎞ 가까이 펼쳐져 있다. 평균 수심은 1m, 수온도 따듯해 가족 동반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다. 솔숲 그늘에 앉아 바다의 정취를 즐기며 야영을 즐기는 이들도 많다. 텐트 부지 29면과 카라반 5대가 구비된 오토캠핑장과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터 등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다. 해질녘 노을이 한낮 더위를 모두 잊을 만큼 아름답다. 잼버리 기간이었던 지난 4~6일 부안군 주최로 열린 ‘변산비치파티’에는 수백 명에 달하는 잼버리 국제운영요원(IST)들이 몰려들어 음악과 댄스가 어우러진 축제의 장을 연출했다.

잼버리의 추억 새기며 떠나는 전북 부안 여행
채석강 / 부안군 제공

억겁의 세월이 빚어낸 외변산 제일의 경관, 채석강


중국의 채석강(彩石江)과 그 모습이 흡사해 채석강이라 불리는 곳이다. 썰물 때 드러나는 변산반도 서쪽 끝 격포항, 닭이봉 일대의 층암절벽과 바다를 총칭하는 이름이다. 기암괴석들과 수천 수만권의 책을 겹겹이 쌓아놓은 듯한 퇴적암층 해식 단애가 서해바다와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물이 빠지는 썰물 때를 잘 맞춰 가야 퇴적암층을 자세히 볼 수 있고 채석강이 있는 격포항에서 격포 해수욕장까지 약 2㎞ 구간에 걸쳐 도보 탐방도 가능하다. 중간 쯤에 이르러서는 절벽이 씻겨 만들어진 해식동굴도 볼 수 있다. 채석강 바위의 정상, 닭이봉 전망대에서는 격포항과 격포해수욕장, 멀리 고군산군도까지 시원하게 보인다. 낙조와 노을이 아름다워 기념촬영 장소로도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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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소폭포 / 부안군 제공

용이 살았다는 전설을 가진 변산의 보물, 직소폭포


서해안권 국가지질공원 명소로 지정된 직소폭포는 변산8경 중 2경에 꼽힐 만큼 절경을 자랑한다. 30m 높이에서 떨어지는 시원한 물줄기가 장관을 이룬다. 둥근 못으로 물줄기가 곧바로 떨어지기에 직소(直沼)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서해안 내륙 깊숙이 보물마냥 직소가 숨겨져 있어 소금강이라고도 불린다. 봉래구곡의 제2곡에 해당하는 직소폭포 아래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용소가 있다.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주변에 울창한 나무와 암벽과 조화를 이뤄 비경을 선사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져 변산반도국립공원의 대표적인 탐방 코스로 알려져 있다. 직소폭포 구간은 약 2.3㎞이며 계절별로 다양한 동식물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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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소사 전나무숲길 / 부안군 제공

곰소만의 푸른 바다를 내려다보는 천년고찰, 내소사


내소사는 변산반도의 남쪽, 세봉 아래 진서면에 자리한 천년고찰이다. 삼면이 산으로 포근하게 둘러싸인 지형이 특징이다. 일주문을 지나 천왕문까지 전나무 숲길이 1㎞ 가까이 이어져 있다. 가늘고 곧게 뻗은 전나무들이 만드는 그늘이 시원하고 침엽수 특유의 맑은 향이 신체의 기운을 정화시켜 주는 듯 개운하다. 저녁 무렵 산책로를 따라 사색하다 보면 산사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도 들을 수 있다. 보물 제291호이자 꽃문살이 아름다운 대웅보전을 만날 수 있다. 안에는 석가 불좌상을 중심으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좌우에 봉안돼 있다. 삼존불을 모신 불단 후불벽면에는 백의관음보살좌상이 그려져 있다. 내소사에서는 방문객들의 휴식을 위해 템플스테이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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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도 / 부안군 제공

푸른빛 신비로움을 간직한 치유의 섬, 위도


위도는 서해안에서 백령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섬의 모습이 고슴도치가 누워 있는 형상이라 고슴도치 위(蝟)자를 붙여 위도라 부른다. 격포항에서 배를 타면 50여분 후에 도착한다. 여객선이 닿는 위도 파장금항은 1970년대 초까지 조기 파시가 형성될 정도로 번성했다. 효녀 심청이의 인당수 전설도 유명하다.
섬을 한 바퀴 도는 해안 도로는 20㎞ 구간으로, 차로 달리며 해안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눈이 부시게 푸른 하늘과 투명한 쪽빛 바다가 드넓게 펼쳐져 있어 신선함을 준다. 위도의 채석강이라 불리는 용머리해안과 파장금항 반대쪽 끝에 위치한 팔각정, 아로마·명상·운동 등 다양한 주제의 테라피 수업을 여는 산림치유시설 ‘위도 치유의 숲’도 인기 장소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