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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고·실제 투자자 유형 공개… "건전성 회복" vs "시장 위축" [9월 CFD 재개]

당국·유관기관 마무리 절차 돌입
"꾸준한 위험관리 필요" 한목소리
"증권사 주가조작 위험에서 회피"
"거래액·거래규모 모두 줄어들것"

잔고·실제 투자자 유형 공개… "건전성 회복" vs "시장 위축" [9월 CFD 재개]
차액결제거래(CFD) 재개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바뀌는 제도와 관련해 금융당국과 유관기관 등은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대다수 증권사가 9월부터 CFD 신규거래를 재개할 뜻을 밝힌 만큼 이에 맞춰 차질없이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거래재개 차질 없어"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오는 9월 1일부터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CFD 전체 잔고를 공시할 계획이다. 현재 전체 잔고 공시를 위해 준비 중이며,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 금융투자협회의 설명이다.

코스콤 역시 증권단말기 '체크'를 통해 개별 종목별 CFD 잔고를 공개한다. CFD 개별 잔고는 주식 항목에 들어갈 예정이며, 현재 화면 번호 배정을 기다리고 있다. 거래소는 CFD에 따른 주식 매매시 실제 투자자 유형이 표기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개발 완료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주가조작의 원인으로 지목된 CFD에 대해 규제를 대폭 손질했다. 전체 및 개별 종목별 CFD 잔고를 공시하고, 실제 투자자 유형이 표기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에는 CFD 잔고와 투자 주체를 알 수 없어 '깜깜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제도 개선 후 투자자들의 정확한 투자 판단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조치로 증권사들은 오는 1일부터 CFD 잔고를 매일 금융투자협회에 제출한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개인전문투자자 지정절차를 비대면에서 대면으로 강화하고, 요건 충족 여부를 2년마다 확인하도록 의무화했다.

CFD 등 장외파생상품 거래 요건을 별도로 신설해 개인전문투자자의 자격을 갖췄어도 금융투자상품을 최근 5년 안에 1년 이상 투자한 경험이 있고, 관련 상품의 잔고가 3억원 이상인 투자자들만 투자가 가능하도록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시스템 및 내부통제 체계 보완이 이뤄진 증권사부터 신규 CFD 거래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거래 재개를 위해 각 증권사의 진행사항을 보고 받고 있다"며 "승인 절차가 별도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각 증권사가 정해진 기준을 잘 맞추고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위축 불가피 vs 건전성 회복

시장에서는 거래 재개 후 CFD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레버리지 투자자금의 주체가 공개되면 CFD 투자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지고, 규제 강화로 신규 거래 유인도 쉽지 않아 거래액과 거래규모 모두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증권사가 국내회사는 기관, 외국회사 외국인으로 집계함으로써 이들의 투자자금 유입이 이뤄진 듯한 착각을 일으켰고, 이로 인해 CFD 투자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며 "거래 재개 후에는 실제 투자자들이 공개되고, 레버리지 투자자금까지 확인할 수 있어 투자에 대한 부담이 더욱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CFD 시장 위축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관측도 나왔다. 전문성을 가진 투자자들만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과열됐던 시장이 정상화를 찾아가고, 증권사의 건전성도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도 개선으로 인해 거래액과 거래규모가 줄어드는 등 CFD 시장의 축소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전문성이 있는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때문에 증권사가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오히려 위험 회피에 따른 잠재적 수익이 늘어나는 등 건전성 회복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주가 조작에 CFD가 악용된 만큼 거래 재개 후에도 금융당국과 증권사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증거금률이 인상되면서 거래 재개 후 어느 정도 예방은 될 것으로 보인다" 며 "다만 시세조종 수단으로 악용됐던 사례가 있었고, 장외파생상품이 갖는 위험성 등을 감안했을 때 금융당국과 증권사의 꾸준한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