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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주 쏠림 완화… 증시 순환매 장세 본격화하나

포스코·에코프로그룹주 시총
보름새 30조 넘게 쪼그라들어
바이오업종 등 투심 개선 기대
강달러에 외국인 수급은 부담

2차전지 투자 열풍이 식으면서 포스코(POSCO)그룹주와 에코프로그룹주의 시가총액이 보름 새 30조원 넘게 증발했다. 단기 급등락에 고평가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순환매 장세가 펼쳐질 전망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포스코(POSCO)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코스닥 상장사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4개 기업의 합산 시가총액은 142조62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주가가 장중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달 26일(173조8587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31조2373억원(17.97%)이 줄어든 것이다.

이 기간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의 시총은 약 14조원, 에코프로 그룹주는 17조원 가까이 축소됐다.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지난달 26일 45만5000원에서 31만8000원으로 30.11% 떨어졌고, 에코프로는 122만8000원에서 109만3000원으로 10% 넘게 내렸다. 포스코홀딩스도 63만원에서 57만7000원으로 8.41%, 포스코퓨처엠 역시 56만원에서 43만4000원으로 22.50%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2차전지로의 쏠림 현상이 완화되면서 주가가 조정 국면을 거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이유는 현 주가와 기업가치 간에 괴리가 크기 때문"이라며 "에코프로의 시총이 10조원 미만에서는 저평가 괴리가 커 폭발적으로 상승했으나 20조원을 넘어선 현 시점에서는 고평가 괴리가 크기에 작은 이슈에도 쉽게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편입, 다른 업종과의 수급 경쟁 등은 기업가치 변동과 무관하다"며 "수급에 기반한 변동장 속에서 기술적 접근 이외에 기업가치 평가 측면에서의 매수 실익은 없다"고 진단했다.

2·4분기 실적에서 이익 증가세를 보인 반도체, 바이오 업종 등으로 순환매 장세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쏠림 현상으로 들어온 자금이 다른 업종으로 분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쏠림 완화 구간에서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화장품 등 연초 이후 소외주를 중심으로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2·4분기 실적시즌 이후 하반기와 내년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랜 시간 소외된 제약·바이오 업종이 호재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2·4분기 제약사 실적이 대체로 기대치를 뛰어 넘었다"며 "(예측하기 어려운) 경쟁사 대비 우수한 데이터 발표, 기술수출 활성화 등에 따라 투자심리가 본격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국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재차 부각되며 증시가 힘을 얻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달러 강세에 따른 원화 약세가 지속돼 외국인 수급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단체관광객 유입, 미국 소매업종 실적 발표 등을 감안해 소비를 비롯한 내수 관련 종목군의 강세가 뚜렷할 것"이라며 "국내 증시는 기술주 부진과 내수주 강세 속에 차별화 장세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