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

"싱겁고 비싸서 과일 못먹어"...수입과일로 쏠리는 눈

[파이낸셜뉴스] 기록적인 폭우와 폭염으로 국내 과일 공급에 대한 비상등이 켜졌다. 작황이 악화하면서 가격이 오른 데다 평년보다 많은 비와 적은 일조량은 수확된 상품의 당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이상기후 영향이 덜하고 가격변동이 적은 수입과일이 주목받고있다.

수입량 늘어나는 수입과일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과일 당도 하락 등 품질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유통업계에선 과일 품질 관리가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에서도 '당도 보장제'를 내걸며, 달콤한 과일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시에 다양한 수입과일도 선보이며 전체 수입량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농업관측 8월호 과일' 보고서에 따르면, 바나나, 파인애플, 포도, 오렌지, 키위, 체리 등 국내 주요 수입과일 6종의 7월 총 수입량이 작년 동기대비 약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달콤한 맛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은 파인애플, 오렌지, 키위, 체리는 국내 수요 증가 및 현지 작황 호황 등으로 총 수입량이 가파르게 증가해 약 4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키위인기에 제스프리 방긋

수입과일 중 대표적으로 인기가 높아진 과일은 키위다.

이에 국내 키위시장의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제스프리 전체 매출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제스프리인터내셔날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2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제스프리 관계자는 "제스프리는 재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에서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국내 소비자에게 높은 당도와 품질을 보장하는만큼 인기가 많다"면서 "특히 썬골드키위는 과즙이 풍부하며 달콤한 맛으로 인기가 좋은 대표적인 제품"이라고 전했다. 100g당 152mg의 풍부한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어 하루 1개만 먹어도 성인 기준 일일 비타민C 권장 섭취량(100mg)을 채울 수 있어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는 전언이다.

카라카라 오렌지·망고도 인기

붉은 과육과 높은 당도, 낮은 산도로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저격한 '카라카라 오렌지'도 지속적으로 수입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3~5월 미국산 카라카라 오렌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전세계 오렌지 시장에서 유일무이하게 고당도 오렌지가 자리잡은 한국 시장에서 카라카라 오렌지의 이색적인 맛과 향이 소비자 취향을 저격한 결과로 분석된다.

최근 롯데마트는 꾸준하게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카라카라 오렌지를 여름철에도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호주산 카라카라 오렌지를 출시했다. 이전에 소비자에게 선보였던 미국산 카라카라 오렌지가 제철인 3월부터 5월까지만 판매 가능하기 때문이다. 원산지별 제철시기가 상이하고, 호주의 오렌지 작황 호조로 국내 수입량이 증가함에 따라 고품질의 오렌지를 선보일 수 있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매해 여름 전국민의 발걸음을 호텔로 향하게 하며 여름 대세 과일로 각광받는 망고도 여전히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망고 수입량은 1만9663t으로 지난해와 평년 대비 각각 9.2%·29.3% 증가했다.
풍부한 과즙과 달콤한 맛으로 소비자 선호도가 증가하고 수입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최근 SSG닷컴에선 익어갈수록 껍질 색상이 은은하게 무지개 색을 띠어서 무지개 망고라 불리는 태국산 '마하차녹 망고'까지 선보이며, 망고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달콤한 과일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이색적인 경험을 선호하는 식품 소비 흐름이 과일 구매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업계도 국내 이상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고당도 수입과일을 내세우며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