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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네요, 별이 빛나는 밤의 여행 떠나요"

'별자리 여행' 어디로 가면 좋을까?

"가을이 오네요, 별이 빛나는 밤의 여행 떠나요"
강원도 화천 조경철천문대에서 바라본 은하수 풍경 / 조경철천문대 제공

오는 23일은 절기상 처서(處暑)다.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고 회자되는 날이다. 장맛비와 폭염으로 요란했던 여름도 계절의 엄연한 순행 앞에 서서히 물러가고 있다. 한동안 쨍한 햇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기 힘들었지만 얼마 전부터는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감돈다. 낮에도 화려한 돛을 단 배들이 푸른 바다 위를 운행하나 싶은 쾌청한 하늘을 종종 본다. 대기가 맑은 날이 많아 밤에는 서울에서도 별이 보인다. 그야말로 ‘별이 빛나는 밤’이다.

밤하늘에서 느껴지는 무한에 대한 감동을 격렬한 필치로 담아낸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는 생전 “별을 보는 것은 언제나 나를 꿈꾸게 한다”고 말했다. 동분서주 바쁘기만 한 이들도 계절이 바뀌는 때만큼은 밤하늘의 별과 달을 보곤 사색에 잠긴다. 전국 각지에는 아름다운 별자리를 천체기구를 통해 관측해 볼 수 있는 과학관과 천문대가 많다. 어린아이와 함께 방문하기 좋은 체험형 전시가 많은 곳부터 고지대에 있어 운동 삼아 방문하기 좋은 곳까지, 나이와 취향에 따라 알맞은 곳을 찾아 나만의 별자리 여행을 떠나보자. 최근 테마여행 상품을 출시한 국립광주과학관을 비롯해 천문 애호가들 사이에 알려진 천체 관측 명소 몇 곳을 소개한다.

"가을이 오네요, 별이 빛나는 밤의 여행 떠나요"
국립광주과학관 / 한국관광공사 제공

아이와 함께하는 별자리 여행, 국립광주과학관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국립광주과학관은 광주의 상징인 빛과 예술을 주제로 2013년 10월 개관했다. 최대 구경 1.2m인 주망원경을 갖춘 별빛천문대와 캠프숙박동 별빛누리관을 갖추고 있다. 본관에는 상설전시관과 360도 영상 관람이 가능한 특수영상관, 상상홀, 카페 등이 있고, 과학을 주제로 한 체험형 전시가 많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현재 별빛천문대에서는 야관천체관측 프로그램인 ‘별빛학교’, ‘밤하늘관측대장’을 열고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달 31일에는 특별관측 행사인 ‘슈퍼블루문’이 예정돼 있다. 오는 26일부터는 한국관광공사, 신안군과 함께 출시한 ‘별빛달빛여행’도 선보인다. 국내에서 별이 잘 보이는 곳으로 손꼽히는 전남 신안 자은도 양산해변에 누워 천문 연구원의 설명과 함께 별자리를 찾는 상품이다. 여행 첫날 과학관 천체투영관에서 별자리에 관한 사전교육을 받는다. 주말 1박2일 프로그램으로 총 3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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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철천문대 야경 / 조경철천문대 제공

해발 1010m에서 떠나는 은하수 여행, 조경철천문대


강원도 화천군에 위치한 조경철천문대는 한국 천문학계의 거장이자 ‘아폴로 박사’라 불리는 조경철 박사(1929~2010)의 꿈과 발자취를 기리기 위해 2014년 10월 세워졌다. 국내 시민천문대 중 가장 높은 곳(해발 1010m)에 있고, 시민천문대 중 가장 큰 구경인 1m 망원경을 보유하고 있다. 운무나 불빛으로 인한 광해가 없고 연간 관측 일수가 130일 이상이어서 밤하늘을 관측하는 데 최적지로 꼽힌다. 맑은 날에는 맨눈으로 은하수를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청정 지역이다. 지형의 특성상 부부나 연인 등 성인들이 방문하기에 좋다. 천문대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건물에 4개의 돔을 갖고 있다. 각 돔 아래에는 60㎝ 망원경 관측실, 12m 천체투영실, 1m 망원경 관측실, 슬라이딩 돔 관측실이 각각 자리한다. 48석이 마련된 천체투영실에서는 편안하게 의자에 앉아 별자리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천문대 1층에는 조경철 박사의 소장품을 전시하는 기념관도 있다.

"가을이 오네요, 별이 빛나는 밤의 여행 떠나요"
김해천문대 / 김해문화재단 제공
"가을이 오네요, 별이 빛나는 밤의 여행 떠나요"
김해천문대 천체관측실 / 김해문화재단 제공

가야 설화와 함께 떠나는 천체 여행, 김해천문대


경남 김해시 분성산(382m) 정상에 위치한 김해천문대는 2002년 2월에 개관한 경남 지역 유일의 천문대다. 김수로왕의 탄생 설화를 모티브로 설계한 거대한 알 모양의 전시동을 중심으로 관측동과 천체투영실이 자리한다. 지름 20m의 구형 철제구조물로 이뤄진 전시동에서는 우리나라 천문관측의 역사를 입체영상으로 살펴보는 매직비전, 태양계 각 행성에서 자신의 몸무게를 측정해보는 중력실험장치 등 천문교육 전시물이 마련돼 있다. 대부분 관람객이 직접 만져보며 작동시킬 수 있는 체험형 전시다. 천체관측은 두 곳의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에서 진행된다. 주관측실에는 각각 200㎜ 굴절망원경과 600㎜ 반사망원경, 보조관측실에는 소구경 굴절망원경 4대가 있다. 지름 8m의 반구형 스크린을 갖춘 천체투영실에서는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할 주요 천체와 별자리에 대한 설명을 사전에 들을 수 있다. 천체관측은 태양의 흑점과 홍염을 관측하는 주간과 은하계를 관찰하는 야간으로 나눠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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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섬진강천문대 야경 / 곡성섬진강천문대 제공

영상물과 함께 즐기는 별자리 탐방, 곡성섬진강천문대


전남 구례군에 위치한 곡성섬진강천문대는 섬진강 줄기를 따라 평지에 자리 잡았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한 600㎜ 리치크레티앙 반사망원경이 설치돼 있는 주관측실과 다양한 중형 망원경이 구비된 보조관측실, 8m 원형돔 스크린을 갖춘 천체투영실이 마련돼 있다. 이외에 VR자이로스코프, 우주엘리베이터, 4D·VR 융합상영관, 어린이체험과학관 등 체험 시설도 갖췄다. 천체투영실에서는 밤하늘의 별자리를 입체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빛의 왕국’, ‘우리는 외계인’ 등 8개의 상영물이 준비돼 있어 관심도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천문관측은 주간과 야간 모두 가능하다. 주간에는 태양을, 야간에는 달과 행성 등을 관측한다.
야간 천문관측은 주관측실에서 달을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달 관측이 끝나면 보조관측실로 이동해 작은 별이나 성운, 성단 등을 관찰한다. 각각의 천체망원경들은 그날 관측 가능한 별과 성운 등에 미리 맞춰져 있어 관람이 편리하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