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판교역 일대에서 크루 행진 집회 진행
1차 행동에도 사측 반응 없어‥경영진 책임 다해야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백 전 대표에 대한 감사요구서도 보낼 것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이 17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앞에서 카카오 경영진들에게 책임경영을 요구하는 박스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고용 불안을 겪으며 카카오에 없어진 것이 있다. 바로 실패와 도전이다. 카카오 크루(직원)들은 원인도 모른 채 실패의 굴레를 쓰고 회사를 떠나거나 업무가 없어져 방치되고 있다. 반면 경영진들은 실패를 해도 안전한 환경이 보장되고 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
카카오 노조가 2차 단체 행동에 나섰다. 1차 행동 때 노조가 제시한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의 사과를 비롯해 책임경영 요구에 대해 사측이 무응답으로 대응했다고 주장하며 후속 조치를 취한 것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 지회는 이날 경기 성남시 판교역 일대에서 정오부터 한 시간 가량 '무책임경영 규탄,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카카오 공동체 2차 행동. 크루들의 행진'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집회에는 200여 명의 카카오 공동체(계열사) 직원들이 모인 것으로 추산된다.
판교역 광장에서 시작된 행진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엑스엘게임즈 사옥을 거쳐 카카오엔터프라이즈까지 이어졌다. 행진 도중 노조는 '고용불안', '탐욕', '무책임' 등이 적힌 박스를 밟는 퍼포먼스도 이어갔다.
노조 측은 권고사직, 희망퇴직 등으로 고용불안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사측이 아무런 대화나 사과 없이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영실패에 따른 피해는 재직 중인 구성원들이 입고 있지만 경영진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대화의 자리에도 나오고 있지 않다는 게 노조 측 입장이다.
예컨대 카카오 이사회는 최근 기업 실적 악화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임한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전 대표를 지난 5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비상근 고문으로 위촉했다. 노조 측은 경영 악화로 직원들에게 희망퇴직까지 받은 가운데, 경영 실패 책임이 있는 백 전 대표의 고문 위촉은 부당하고 보고 있다. 노조는 이번주 안으로 카카오 이사회에 백 비상근 고문에 대한 감사요구서도 공문 형태로 보낼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엑스엘게임즈는 최근 아키에이지 개발팀에게 희망퇴직자 및 전환배치 신청을 공지했고 지난주까지 신청을 받았다.
올 상반기 출시한 모바일 게임 '아키에이지 워'가 흥행했지만, 비용 효율화 필요성이 계속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진창현 엑스엘게임즈 노조분회장은 "실무진끼리도 이야기가 달라 몇 명이 (희망퇴직 및 전환배치를) 신청했는지 알 수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20여명 정도로 파악된다"고 귀띔했다.
이번 2차 행동에 대해 카카오 측은 "열린 자세로 성실히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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