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시장 축소, 환경규제, 판매 감소 등으로
'그 때'는 생산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으나
중고차 시장에선 여전한 인기
쉐보레 스파크. 한국지엠 제공
[파이낸셜뉴스] 신차 시장에선 단종됐으나 중고차 시장에서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모델들이 있다. 가성비 최고 '국민경차' 쉐보레 스파크, '조선의 파나메라'로 불렸던 기아 스팅어, '소상공인의 발' 쉐보레 다마스 등이다.
18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단종된 경차 쉐보레 스파크(생산기간 2009~2022년)는 올해 상반기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량이 2만대를 넘기며, 전체 중고차 거래 순위에서 4위를 기록했다. 국내 최대 직영 중고차 플랫폼인 케이카 측은 "쉐보레 스파크는 판매기간이 평균 33일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카가 중고차 소유주로부터 차량을 직접 매입해, 중고 매물로 올려놓으면 대략 평균적으로 한 달이면 팔리는 모델이란 얘기다.
한국GM의 창원공장에서 생산돼 온 쉐보레 스파크는 지난해 10월부터 생산이 중단됐다. 전 세계에서 100만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링 모델로, 국내에는 지난 2009년 GM대우 당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라는 차명으로 소개됐으며, 2011년부터 국내에 쉐보레 브랜드 도입에 따라 '쉐보레 스파크'로 이름을 바꿨다. 동급 수준 최고 수준의 안정성,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낮은 유지·관리비 등이 강점이다. 경차 시장 축소, 소형 스포티유틸리티(SUV)시장 확대 등에 따라 단종됐지만 중고차 시장에선 여전히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GM의 '다마스'(왼쪽)와 '라보'. 한국GM 제공
쉐보레 다마스. 케이카 제공
경상용차 시장에서 독보적 존재였던 한국GM의 쉐보레 다마스(1991~2021년 생산) 중고차 수요도 여전하다. 다마스는 저렴한 가격과 높은 연비로 30년간 서민들의 생계형 경상용차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배기가스규제, 안전장치 규제가 강화되면서 일시 과거 2007년과 2013년 두 차례 단종 위기를 거치며 결국 2021년 최종 생산이 중단됐다. 2007년 단종 위기 당시엔, 세탁업협회, 대리운전협회 등 전국 소상공인 단체의 빗발치는 반발에, 정부가 한 발 물러서서 일부 규제 적용을 유예해 줄 정도로, 소상공인 경제와 밀접한 차다.
이후 최종 단종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이를 대체할 경상용차 모델이 마땅치 않아 중고차 시장에서 판매가 꾸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마스의 평균 판매 기간(케이카 기준)은 지난 해 동기 대비 14일이나 빨라진 27일이다. 포터 등과 마찬가지로 생계형 경상용차 수요가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기아 스팅어 트리뷰트 에디션. 기아 제공
기아 스팅어. 기아 제공
올해 4월 생산이 종료된 기아의 스팅어(2017~2023년)는 자동차 매니아들 사이에서 포르쉐의 스포츠 세단'파나메라'를 빗대 '조선의 파나메라'로 불리는 모델이다. 스팅어는 국산 GT(그란 투리스모·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모델)스포츠 세단으로, 2017년 첫 출시 당시 유럽 및 북미에서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오를 만큼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던 차다.
하지만 좋은 평가가 곧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스팅어의 판매실적 하락,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전기차로 전환해야 한다는 흐름 등으로 인해 올해 4월 최종 생산이 중단됐다. 전기차 EV6 GT가 고성능 모델로 출시됐으나, 내연기관 스포츠카의 감성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에서 스팅어를 찾고 있다는 게 중고차 업계의 분석이다. 중고차 시장에서 스팅어의 올해 상반기 평균 판매 기간은 44일로, 단종 이전인 2022년 상반기보다 20일 빠른 판매 기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2020 벨로스터N. 현대차 제공
현대 벨로스터N과 i30의 공통점은 '한국에서는 판매량이 낮은 해치백' 모델이라는 점이다. 벨로스터N은 2022년 183대, i30는 2020년 500대를 끝으로 국내에서 단종됐다. 두 모델은 국산 중고 해치백 중 가장 최신 모델이기에 해치백 차량을 찾는 소비자의 최우선 고려 모델이다.
특히 벨로스터N은 부담 없는 예산으로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즐기려는 마니아층의 수요도 존재한다.
중고차 업계에서는 단종차를 구매할 경우, '단종으로부터 8년'이내 인지 먼저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케이카 황규석 진단실장은 "자동차 관리법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사는 차를 단종시킨 이후에도 8년 이상 의무적으로 부품을 보유하도록 정하고 있다"며 "구매 후 혹시 모를 부품 수급이 걱정된다면 단종 8년 이내의 모델 구입을 고려하는 것이 좋으며, 이 밖에 보증서비스 가입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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