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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맏형'서 국정농단 '수금창구' 추락… 文정부땐 '패싱 수모' [전경련, 55년 만에 '한경협'으로 새출발]

굴곡졌던'전경련 수난史'
尹정부 초기에도 비공개 만찬 배제
한미정상회담 수행 이후 위상 회복

'재계 맏형'서 국정농단 '수금창구' 추락… 文정부땐 '패싱 수모' [전경련, 55년 만에 '한경협'으로 새출발]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활동하며 가장 아쉬운 부분은 국정농단 사태가 터졌다는 것이다. 한번 경험했기 때문에 그와 같은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장치를 만들 자신감이 있다. 저를 믿고 4대 그룹도 돌아온 것 같다."

류진 전경련 신임 회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경유착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류 회장이 이처럼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고 거듭 강조한 이유는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민간 최대 경제단체로 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하며 재계 맏형 역할을 하던 전경련은 박근혜 정부에서 큰 파고를 만났다. 지난 2016년 K스포츠재단·미르재단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기업 후원금을 주도한 사실이 밝혀지며 정경유착의 고리로 낙인 찍혔다. 이듬해 2017년 4대 그룹을 비롯한 100여개 회원사가 탈퇴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경제단체 모임과 국제행사에서 잇따라 '패싱' 당하는 수모도 겪었다.

친기업을 표명한 윤석열 정부 초기에도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진 못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당선자 자격으로 경제단체장들과 오찬회동 1순위로 전경련을 초대하며 입지를 회복하는 듯했지만, 같은 해 말 대통령과 경제단체장 비공개 만찬에서 배제되고 올해 1월 아랍에미리트 순방 경제사절단에서도 빠지며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하지만 허창수 회장이 올해 1월 사퇴 의사를 밝히고 김병준 회장직무대행이 취임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김 직무대행은 약속했던 임기 6개월 동안 한일정상회담, 한미정상회담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추락한 역할과 위상을 다소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