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우혁, 산체스의 149km 받아쳐 안타 2개
7회에는 감각적인 1루수 라인드라이브 수비
“감독님 보셨죠?” 변우혁, KIA 1루 자리잡나
변우혁이 8월 25일 경기에서 2개의 안타에 호수비를 펼치며 맹활약했다
[광주 = 전상일 기자] 이 맛에 거포 1루수를 쓰는 건가. KIA 타이거즈의 길고 긴 1B 경쟁을 변우혁이 끝낼 수 있을까.
KIA 타이거즈 변우혁이 맹활약으로 자신의 가치를 김종국 감독에게 증명했다.
현재 KIA 1루수는 무주공산이다. 최원준이 남은 시즌 외야수로 고정되게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자리를 잡아야 올 시즌 뿐만 아니라, 내년 시즌에도 우선적으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변우혁이 최원준의 빈자리를 가장 먼저 꿰차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변우혁은 8월 25일 한화 이글스와의 광주 홈경기에서 나서서 4타수 2안타를 때려냈다. 2회 산체스의 몸쪽 공을 잡아당겨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더니 3회에는 좌월 2루타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두 개의 안타 모두 산체스의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쳐냈다는 점이다.
최원준, 변우혁과 하이파이브. 김종국 감독은 최원준이 이제 외야수에 전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변우혁은 2개의 안타를 모두 몸쪽에 바싹 붙는 149km의 포심 패스트볼을 안타로 연결했다. 기본적으로 배트 스피드가 살아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바깥쪽에 떨어지는 체인지업에도 반응하지 않으면서 선구안에서도 큰 문제가 없음이 드러났다.
변우혁의 가치를 증명했던 장면은 또 있다. 7회 채은성의 2루타와 김태연의 안타로 한화가 1점을 따라붙은 무사 1루 상황. 최재훈이 무사 1루에서 ‘페이크번트 앤 슬래시(fake bunt and slash)’로 전환했다.
그리고 한화 벤치의 작전대로 타구를 매우 잘 맞았지만, 그 타구는 여지없이 변우혁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그리고 미처 귀루하지 못한 1루주자는 자연스럽게 아웃이 되면서 2사에 주자가 없어졌다. 한화 이글스의 마지막 찬스였고, KIA 타이거즈의 마지막 기회였다.
KIA 타이거즈 변우혁이 산체스에게 2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모두 149km의 포심을 때려냈다. (사진 = KIA 타이거즈)
최근 최원준은 1루수비에서 많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땅볼 타구도 그러했고, 정면타구도 그러했다. 하지만 이는 일견 당연하다. 최원준은 원래 전문 1루수가 아닌 외야수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프로 입성은 3루수로 했지만, 이제 전문 1루수에 가까운 변우혁의 기용은 공수에서 충분히 안정감을 줄 수 있음이 어제 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가장 큰 관건은 타격인데, 변우혁이 타격만 어제와 같이 해준다면 충분히 KIA에서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7회 감각적인 수비로 위기를 넘긴 KIA 타이거즈 변우혁 (사진 = KIA 타이거즈)
변우혁이 잘해주면 KIA는 투수에 따라서 이우성과 최원준을 번갈아가며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경기 후반 이우성을 대신해서 최원준이 대수비 및 대주자로 들어가게 될 수도 있고, 이우성의 페이스가 떨어지면 최원준이 들어가게 될 수도 있다.
변우혁 자리에서도 대주자 및 대수비 기용이 가능해 후반 1점 승부가 강해질 수도 있다.
다만, 가장 큰 관건은 라인업이 전체적으로 많이 느려지는 점. 빠른 선수가 박찬호와 김도영밖에는 없어지기 때문에 말 그대로 박찬호와 김도영에게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고, 무엇보다 변우혁이 타격을 해줘야 이 라인업이 힘을 받을 수 있다.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 1루수 변우혁 카드 밀고나가나 (사진 = KIA타이거즈)
시즌 중반 잘 나가다가 부상으로 한동안 쉬어갔던 거포 1루수가 자신의 자리를 확실하게 잡을 것인가. 일단 첫 단추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도록 잘 꿰졌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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