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넥슨과 분쟁 중 게임사와 IP 라이선스 계약 체결
인기 IP 확보하고 가능성 있는 국산 IP 생명력 넣겠단 목표
성장성 둔화에 게임업계서 IP 둘러싼 논쟁 및 공방 계속돼
크래프톤 CI. 크래프톤 제공
[파이낸셜뉴스] 크래프톤이 넥슨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게임 개발사 아이언메이스와 '다크앤다커' 지식재산권(IP)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크래프톤이 인기 IP 확보에만 골몰해 법적 판결 전에 성급하게 계약을 맺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IP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 24일 아이언메이스와 게임 다크앤다커 IP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크래프톤의 독립 스튜디오인 블루홀스튜디오는 신규 개발 중인 모바일 게임에 다크앤다커 IP를 활용할 방침이다. 다크앤다커는 플레이 테스트에서 전 세계에서 10만명이 넘는 동시 접속자를 모으는 등 글로벌 흥행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IP다.
문제는 해당 게임이 넥슨 내부 프로젝트였던 'P3'의 3차원(3D) 애셋(게임 제작에 쓰이는 데이터)를 무단 유출해 제작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넥슨 측은 개발사 아이언메이스 관계자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이며, 양사간 법적 공방이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넥슨은 "별도의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꼈지만, 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넥슨과 아이언메이스 간 소송 결과는 국내 게임 업계에 큰 영향을 끼칠만한 내용인데 법원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은 건 아쉬운 선택"이라며 "결국 자체 기술력 부족을 인정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크래프톤 측은 계약 체결 배경에 대해 올 초부터 시작된 '스케일 업 더 크리에이티브'라는 전사 전략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회사는 IP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 계약 체결도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발견하고 확장한다는 취지이며, 오랜만에 등장한 가능성 있는 국산 IP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보자는 의도"라고 해명했다. 임우열 크래프톤 퍼블리싱 수석 본부장도 "앞으로 나올 사법적 판단을 제3자로서 지켜보고 존중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원작 IP의 생명력이 계속 이어져 가길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IP를 둘러싼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엔씨소프트(엔씨)는 그간 업계에서 통용돼 온 '리니지라이크'류 게임에 대한 제동을 걸고 나섰다. 엔씨는 웹젠의 'R2M'이 자사 '리니지M'을 표절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최근 재판부는 저작권 침해 중지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엔씨) 승소로 판결했다.
저작물 표절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대한 청구를 받아들여 엔씨가 청구한 R2M 서비스 금지와 손해배상을 인용한 것이다.
이외에도 엔씨는 카카오게임즈,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워'가 자사의 '리니지2M'을 표절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저작물에 대해서 저작권을 인정받기도 어렵고, 인정 범위도 모호하다"며 "게임 산업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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