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이인호 코스콤 5세대PB서비스TF부 부장이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현재 국내 증권 기술 환경에는 그 한계가 명확한 부분들이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클라우드 네이티브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 코스콤은 원장 관리 시스템을 클라우드 네이티브 방식으로 전환해 급변하는 증권업계 기술과 환경에 적합한 시스템을 제공하겠다"
이인호 코스콤 5세대PB서비스TF부 부장(사진)은 30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증권업계의 기술 환경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 같은 코스콤의 역할을 강조했다. ‘증권 전산(IT) 기술’ 분야는 빠르게 변하는 증권업계에서도 유독 변화에 인색한 분야다. 처리속도와 안정성이라는 이유로 기존 틀을 계속 고수하려는 탓이다. 다만, 최근 글로벌 기술이 급속도로 변하며, 국내 증권업계 기술 환경도 변화가 불가피한 시점이다. 이에 국내 자본시장 IT의 태동부터 현재까지 기술 인프라를 구축해온 코스콤에서 증권 전산 기술 내 '클라우드'로의 전환 카드를 내세우고 나섰다.
이인호 부장은 코스콤의 클라우드 전환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카카오페이증권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한 후,현재 코스콤에 둥지를 틀고, 증권업계 원장 관리 시스템을 책임지고 있다.
■
현 증권 기술 환경 개선 필요성 커져
이인호 부장은 “증권 비즈니스에서는 속도와 안정성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업계에는 그에 적합한 IT 기술을 채택해 운영해 왔는데, 오랜 시간동안 검증되지 않은 기술과 잦은 변화를 인정하지 않다 보니 글로벌 기술 환경의 변화와는 다른 ‘그들만의 세계’가 만들어진 셈”이라며 운을 뗐다. 이어 그는 “현재 국내 증권 기술 환경에는 그 한계가 명확한 부분들이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클라우드 네이티브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에 클라우드 기반의 기술 변화 필요성이 확대된 것은 지난 2021년 카카오페이증권에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반의 원장관리 시스템이 도입되면서다. 현재 국내 대부분 증권사 원장관리 시스템은 많은 업무들을 하나의 서버와 데이터베이스(DB)에 관리하는 일체형(모놀리식) 구조다. 이에 대해 이 부장은 국내 증권전산 기술 한계로 ▲비 확장성 ▲장애 발생 시 연동 장애 ▲상용 소프트웨어 의존성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최근 주식시장의 급격한 요동과 공모주 청약 쏠림과 같은 이벤트가 발생하며 증권사들은 일시적 시스템 확장(Scale-out) 기능이 필요해졌는데, 모놀리식 구조는 확장에 적합하지 않은 아키텍처라는 지적이다.
또 모놀리식 구조에서는 얽혀있고 복잡한 증권업무(소스 로직)가 개발부터 배포 단계에서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단위 업무에 장애 발생 시 전체 업무가 함께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의 위기 요인으로 작용한다.
■
카카오페이증권 원장 시스템에 클라우드 기반 기술 첫 도입
이 같은 한계에 카카오페이증권은 코스콤와 협업해 네이티브 기반 기술이 반영된 원장 시스템을 도입헀다.
당시 증권업계를 대표하는 프로그램 언어인 C언어가 아닌 자바(Java)로 개발에 나섰다는 것이 눈에 띄는 변화로, 이외에도 카카오페이증권 원장 시스템에는 클라우드(Cloud) 네이티브 기반의 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MSA)를 도입했으며, 상용 소프트웨어를 최대한 배제하고 오픈소스(OSS)를 사용했으며 CI/CD, DevOps, Agile 방법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페이증권 원장 시스템은 계좌개설, 주식매매, 증권관리 등 여러 업무를 독립적으로 연결한 구조로 만들어졌다. 시스템 전체의 중단 없이 필요한 부분만 업데이트 및 배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인호 부장은 “카카오페이증권 원장시스템 구축 시 클라우드 네이티브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커다란 챌린지였다. 증권에서 기존에 일부 사용한 사례는 있었지만 모두 비주요 시스템이었고 원장 코어시스템에 적용한 것은 카카오페이증권이 처음이었다”고 밝혔다.
■
코스콤 “증권업계에 클라우드 기반 원장 관리 표준 제시할 것”
이처럼 증권업계 기술이 클라우드 기반으로의 변화가 중요해진 가운데, 코스콤은 증권업계 원장 관리 시스템을 클라우드 네이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려 준비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급변하는 기술과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적합한 시스템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이 부장은 “카카오페이증권에서의 원장 개발 경험으로 ‘증권 시스템의 변화를 선도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이미 코스콤이 그 방향성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기에 어렵지 않게 합류할 수 있었다”라며 “MSA와 모놀리식은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분명히 있고, 사용하는 환경과 시스템 특성에 따라 선택, 적용해야 한다. 다만 현 증권 시스템의 경우 모두가 모놀리식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는 상황으로, 더 미루기 보다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방식으로 전환해 그 환경에서 단점과 어려움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MSA 등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반 변경 시에 새로운 환경으로 인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이는 기술 변경 과정에서 계속 보완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것으로, 새로운 문제에 대한 두려움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실제 인터넷 비즈니스 MSA 사상을 증권 시스템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코스콤은 증권 기술의 클라우드 네이티브의 안정적 변혁을 위해 증권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MSA 모델을 제시하는데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장은 “카카오에서의 결과물은 완성본이 아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먼저 갔기에 여전히 부족함과 아쉬움이 있다”며 “현재 코스콤에서 추진하는 것은 그 부족함과 아쉬움을 채워 전체 증권업계에 기술 환경의 표준을 제시하고자 한다. 증권에 최적화된 MSA 모델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