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필 LG전자 HE사업본부 상무 간담회
하이엔드 LCD도 中과 기술 격차 여전
마이크로 LED 조기 상용화는 회의적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상품기획담당 백선필 상무가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TV 테크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베를린(독일)=장민권 기자] LG전자가 차별화된 TV 폼팩터(형태)를 앞세워 글로벌 TV 시장 불황을 돌파한다. 중국과 기술 격차가 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로 수익성도 극대화한다. 100형대 이상 TV 수요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하에 90형대 이하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짠다.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상품기획담당 백선필 상무는 2일(현지시간) 'IFA 2023'이 개최된 독일 베를린에서 'TV 테크브리핑'을 열고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헤게모니는 중국이 갖고 있다. 중국이 수직 계열화된 LCD를 중심으로 전략을 세우는 건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화질과 음질이 뒷받침 돼야 하는 하이엔드 LCD는 아직 (한국과) 격차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이 판매한 75형 이상 대형 TV의 상당수는 내수용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하이센스의 경우 전체 판매 물량의 30%, TCL은 25%가 중국에서 팔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OLED TV는 한국을 쫓아오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백 상무는 "중국은 OLED TV 캐파(생산능력)가 없다. 한국 업체들이 독보적"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의 TV 불황 돌파 전략은 폼팩터 차별화다. 백 상무는 "일반 27형 LCD TV 가격은 20~30만원인데, '스탠바이미'(LG전자의 이동형 TV)로 만들면 100만원에 판매할 수 있다"며 "세트(완제품)를 차별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TV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수익성도 극대화한다. LG전자는 IFA에서 세계 최초로 97형 크기의 무선 OLED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을 선보였다. 백 상무는 "이번에 전시한 무선 OLED에 대한 관심이 정말 높았다. 유통선들이 해당 모델을 꼭 달라는 유통선들의 요청도 많아 OLED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100형대 이상 TV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90형대를 넘는 TV 출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의 상용화까지는 최소 5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초소형 발광다이오드(LED)를 기판 위에 촘촘하게 배치해야 하는 공정 난이도 탓에 가격이 1억원을 웃도는데다 사후관리(AS)도 상당히 까다롭다는 분석이다.
백 상무는 "마이크로 LED 가격은 89형이 1억 4000~5000만원 한다. 1억원이 넘는 TV는 잘 안 된다. 1000만원 이하로 가격이 들어오지 않으면 시장이 크지 않는다"며 "마이크로 LED 상용화까지 꽤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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