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2021년도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예술인 중 62.2%가 전업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연평균 개인소득은 809만원이고, 그중 문화예술 활동으로 인한 수입은 218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예술인의 문화예술 활동 기회가 충분한지에 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92.4%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 조사에서는 또 장애인예술 활동의 어려운 점으로 '장애예술인들의 작품 발표·전시·공연 등에 필요한 시설과 연습공간 부족'을 꼽았다. 이렇게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창작지원 및 수혜자 확대 정책에 대한 수요는 매우 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런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장애인의 문화예술·체육·관광 환경이 좋아지면 모든 사람의 환경도 좋아진다'는 비전을 정립하고 장애예술인을 위한 강력한 '약자 프렌들리' 정책 기조를 실천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후 '공정하고 사각지대 없는 예술인 지원체계 확립'을 위한 장애예술 활성화를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다. 지난해 9월 역대 정부 최초로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5대 전략과 10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올해 3월에는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장애예술인 공예·공연·미술품 우선구매 제도가 시행됐고, 올해 12월부터는 국공립 문화시설에서 장애예술인 공연·전시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도록 하는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도 시행된다. 이 외에도 장애인의 문화예술교육 기회 확대를 위한 문화예술진흥법 개정, '공연예술 기본계획'에 공연예술인 육성 시 장애 공연예술인을 포함하는 공연법 개정 등 장애예술인 육성과 활동 지원을 위해 다양한 법·제도를 개선하는 성과를 이뤄왔다.
정부는 올해 장애예술인 활동 지원을 위해 262억원을 투입하고 장애예술인 창작지원, 전문공간 조성, 일자리 창출 등 전방위적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번 가을 개관 예정인 장애예술인 표준공연장은 최고 수준의 접근성을 갖춘 '모두를 위한 극장'이 될 것으로 기대가 크다. 서울 충정로 구세군빌딩에 기존 공연장을 리모델링해 조성하는 이 공연장은 250석 규모의 중극장으로 장애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하는 데 어떠한 장애도 없는 완벽한 '배리어 프리' 공간이다. 장애인 창작자를 위해 무대 가변성이 큰 블랙박스형 구조를 갖추고, 객석 접근성과 공연장 안전 등 모든 측면에서 장애인 이용자를 고려했다.
윤석열 정부는 계속해서 '2022 문화시설 장애인 접근성 실태조사'를 통해 문화시설의 장애인 정책, 장애예술인의 문화예술 활동 현황 등을 파악하고 이를 기초로 올해 문화시설 내 장애 유형별 서비스 접근성 개선을 위한 매뉴얼을 제작해 보급할 계획이다. 또한 장애예술인의 자립기반 조성을 위해 최근 2년간 세종시교육청 등에 9개 장애인예술단 창단을 지원하고 장애예술인 56명을 고용으로 연계시켰다. 장애인예술 생태계 확장을 위해서는 창작자·매개자 등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장애인예술 창작기반 확대를 위한 창작자와 풀뿌리 단체 지원도 2021년 222건에서 올해 263건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국민에게 개방된 청와대 춘추관에서는 세 차례의 장애예술인 행사가 열렸다. 개방 첫 행사로 장애예술인 특별전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가 열린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로 장애예술인 오케스트라의 특별공연이 열렸다.
지난 금요일부터는 제2회 장애예술인 특별전이 춘추관에서 관람객을 맞고 있다. 문체부는 장애예술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내년 정부 예산안을 285억원 편성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지원을 꾸준히 늘려 가며 장애예술인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각자의 예술혼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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