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멤피스' / 쇼노트 제공
뮤지컬 '멤피스' / 쇼노트 제공
미국 남부 도시 멤피스는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와 떼놓을 수 없다. 프레슬리는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1950년대, 흑인들의 로큰롤 음악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대중음악계의 판도를 뒤집은 문화 아이콘이다.
2010년 토니어워즈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뮤지컬 ‘멤피스’는 프레슬리의 데뷔곡을 최초로 송출한 백인이자, 음악을 통해 두 인종의 경계를 허문 전설적인 DJ 듀이 필립스(1926~1968)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필립스를 모델로 탄생된 백인 청년 휴이(박강현·고은성·이창섭)는 어느 날 음악에 이끌려 흑인 구역의 한 클럽을 찾는다. 그곳에서 클럽 주인의 여동생, 펠리샤(정선아·유리아·손승연)를 만나고, '영혼의 음악' 로큰롤을 세상에 널리 알리겠다고 결심한다.
국내 초연된 '멤피스'는 작품의 중심에 음악인이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솔(soul) 넘치는 음악과 흥겨운 춤이 함께한다. 본 조비의 키보디스트인 데이비드 브라이언이 작곡·작사한 넘버가 귀를 감싸고, 로큰롤, 가스펠, 리듬앤드블루스(R&B)를 넘나드는 배우들의 뛰어난 가창력이 듣는 즐거움을 더한다.
극 초반 백인 등장에 화들짝 놀란 흑인 손님들이 클럽을 떠나려 하자 '휴이' 박강현이 “길 잃은 날 구원해준 내 영혼의 노래"(더 뮤직 오브 마이 소울)을 열창하는데, 그의 가창력에 설득당해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비투비 멤버) 이창섭 보러 갔다가 유리아에게 반하고 온 공연”이라는 감상평처럼 여린 몸매의 ‘펠리샤’ 유리아는 파워풀한 성량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뮤지컬 '멤피스' / 쇼노트 제공
뮤지컬 '멤피스' / 쇼노트 제공
1950년대 시대상인 차별과 편견은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가로막는 크나큰 장벽으로 삶의 행로에 큰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거리에서 뭇매를 맞는 등 몇몇 장면만 직접적으로 다룰 뿐, 전체적인 분위기는 흥겹다.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하는 돈키호테 같은 휴이와 음악을 통해 하나가 되는 드리머들의 시간 속으로 관객을 이끈다.
인종은 따로 흑인 분장을 하지 않고 백인 역할의 배우가 금발 가발을 쓰는 방식으로 달리했다.
오리지널 내한 뮤지컬의 화려함에 비하면 무대나 앙상블과 함께 꾸미는 쇼가 다소 소박하다는 인상도 준다. 배우들의 가창력과 넘버의 힘이 이런 아쉬움을 달랜다. "나의 음악이 너를 부를 때 맘을 열어봐! 리듬에 모든 걸 맡겨!" 공연은 10월 22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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