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초기 투자 국민은행
상장 후 주가 하락에 손실 확대
KT 지분 맞교환 신한은행도 손실
금융사와 기업, 기업과 기업이 전략적 제휴 차원에서 투자했던 주식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수백억원 규모의 평가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4.88%)의 주가 하락으로 올해 6월 말 기준 128억원의 평가손실을 봤다.
국민은행은 카카오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이은 3대 주주로 초기 투자에 참여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상장 후 9만원선을 넘나들었으나 지금은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2만5000원선으로 내려온 상태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해 8월 카카오뱅크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1476만759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8%에서 4.88%로 크게 축소됐다. 지분가치가 떨어지면 장부가 하락으로 이어져 은행의 총자본비율(BIS)을 끌어내린다.
신한은행은 KT(5.46%) 주식 보유로 인해 6월 말 기준 평가손실이 570억원에 달했다. 신한은행과 KT는 지난해 1월 지분을 맞교환했다. 각각 4375억원을 들여 상호 지분을 취득함으로 '핀테크 혈맹' 관계를 구축한다는 의미였다. 다만 KT는 신한은행이 비상장사인 점을 고려해 신한금융지주 지분을 가져왔다.
KT가 가진 인공지능(AI), 빅테이터 등 디지털 역량과 신한은행이 가진 금융 데이터가 만나 핀테크 분야에서 서비스 고도화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이며 주가 하락에 고민하고 있는 분위기다
신세계와 이마트는 삼성생명 지분 투자로 각각 162억원, 435억원의 평가손실(6월 말 기준)을 기록했다. 현재 신세계와 이마트는 삼성생명 지분 2.2%, 5.88%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마트는 그간 재무관리 차원에서 삼성생명 주식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바 있다. 언제든지 삼성생명 지분을 활용한 현금 확보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이처럼 '백기사' 혹은 '동반자' 관계로 주식 맞교환 및 투자를 진행했던 기업들은 이제 보유지분 처분 및 활용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일부 기업들은 주식 평가손실과 함께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금리가 오르면 채권가치는 계속 떨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외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채권 평가손실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