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문을 연 런던베이글 뮤지엄 매장 앞에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사진=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가스트로테이블 앞에 손님들이 줄 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파이낸셜뉴스] 백화점과 아울렛이 매장 오픈 때부터 긴 줄을 세우는 '유명 맛집' 유치에 총력을 쏟고 있다. 입소문을 탄 유명 식음료(F&B) 매장은 자체 매출이 클 뿐만 아니라 고객을 끌어모으는 집객 효과까지 좋아 매출 증가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다른 곳에는 없는 차별화된 맛집 '모셔오기'를 위해 전담 조직까지 꾸리는 등 경쟁도 치열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인기 베이글 맛집 '런던 베이글 뮤지엄'과 도넛 맛집 '노티드 월드',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을 잇달아 열며 F&B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유치한 F&B 매장들은 SNS에 '평일 웨이팅', '웨이팅 후기'가 공유될 정도로 MZ 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곳들이다. '백화점은 디자인 규정이 너무 많아 입점 검토가 어렵다'는 런던 베이글은 수십 차례 제안을 거절당한 끝에 유치에 성공했다는 게 롯데백화점 측 설명이다.
백화점과 아울렛이 F&B 유치 경쟁에 나서는 건 'n시간 줄서기'를 가능하게 하는 유명 맛집이 탁월한 집객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쇼핑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만큼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줄 서서 먹는 맛집 입점 자체로 누리는 홍보효과도 적지 않다. 유명 맛집 입점으로 인한 고객 유치 효과는 즉각적이다. 롯데백화점의 올해 1~8월 식음료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5% 늘었다.
신세계백화점도 최근 식당가와 식품관 재단장에 나섰다. 지난 7월 말 '테이스티 가든'으로 새단장한 경기점 식당가에는 최근 식음료 트렌드를 반영한 매장들이 두루 입점했다. 뉴욕 맨해튼에서 온 미국식 샌드위치 '렌위치', 풍부한 크림의 크로와상으로 이름을 알린 '앤티크 커피', 대학로 소재의 유명 아이스크림 카페 '브알라' 등이 새롭게 고객을 맞고 있다. 강남점 식품관은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와인 전문관, 프리미엄 레스토랑을 한 데 모은 2만㎡(약 6000평) 공간으로 재단장에 들어간다.
프리미엄 아울렛을 운영 중인 신세계사이먼도 F&B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사이먼은 기존 푸드코드를 프리미엄화 한 공간인 '테이스트 빌리지'를 운영 중이다. '줄서는 맛집' 유치를 위해 꾸려진 전담 조직이 서울 성수동, 도산공원, 삼각지 등 이른바 '핫플'을 샅샅이 물색한다. F&B 강화를 위해 여주와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은 지난해 말부터 전체 F&B 매장 절반 가량이 교체됐다.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 입점한 서래마을 인기 수제버거집 '버거그루 72', 압구정에서 줄 서서 먹는 프리미엄 솥밥 전문점 '솥솥'이 그렇게 입점했다. F&B 강화의 집객 효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재단장을 마친 올해 3월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의 방문객 차량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늘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지하 1층 식품관은 최근 재단장을 거쳐 '가스트로 테이블'로 탈바꿈했다. 잠실 석촌호수 미트파이 맛집 '진저베어', 국내 1호점을 가스트로 테이블에 선보인 일본 도쿄 생 캐러멜 쉬폰케이크 전문점 '마사비스(MERCER bis)' 등 그간 백화점에 입점하지 않았던 국내외 유명 디저트 브랜드들이 처음 입점을 결정하는 등 차별화를 꾀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은 재단장 후 첫 한 달 간(7월4일~8월3일) 식음료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5% 늘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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