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우기 파리크라상 글로벌전략실장이 미국 등 아메리카 지역을 가리키며 미국시장 공략 에피소드를 얘기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쟁반과 집게를 이용해 직접 빵을 선택하는 방식이 현지 베이커리와 차별포인트가 됐다. 개인의 취향을 중요시하는 현지 문화와 잘 맞아 떨어졌다"
올해 1월 미국 내 가맹점 100호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파리바게뜨가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동네빵집으로 자리잡게 된 주요 비결로 현지문화를 제대로 파악한 점이 꼽혔다.
6일 송우기 파리크라상 글로벌전략실장은 "미국 현지 베이커리는 줄을 서서 매장 직원에게 원하는 제품을 요청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번거로운데다 제품을 자세히 관찰할 수도 없다"면서 "셀프 선택방식은 국내에선 익숙하지만 미국에선 낯선 판매기법이었는데 편리하면서도 신선하다는 현지인들의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현지화 덕분에 파리바게뜨는 미국의 대도시 뉴욕 맨해튼에만 13개가 넘게 있을 정도로 성공적으로 미국 시장에 자리잡았다. 송실장은 "지금까지 진출한 지역에서 전반적으로 인기가 높다"면서 "다른 베이커리에 비해 현저히 많은 제품 종류와 품질, 접근성, 매장 아이덴티티 등 모든 요소가 미국 시장에서 사랑 받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미국 내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는 무엇일까. 초콜릿 크로와상, 피넛크림 브레드, 뺑드쇼콜라 등 전통적인 제품들이 꼽힌다.
송 실장은 "미국시장 인기제품들은 커피와 함께 즐기기에 좋은 제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맨해튼 내 파리바게뜨에서는 일반적으로 시그니처 브루드 커피, 크로와상, 치즈케이크, 햄치즈 패스츄리(패이스트리) 등 식사대용 제품이 가장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단팥빵 꽈배기도넛 슈크림빵 찹쌀도넛 등 한국에서 인기 많은 스테디셀러가 미국에서도 잘 팔린다.
높은 인기에 힘입어 맨해튼 내에 위치한 파리바게뜨의 매출은 국내 파리바게뜨에 비해 4~5배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브로드웨이점의 경우 100여 개 미주법인 매장 중 상위 5위권에 들 정도로 높은 매출을 기록 중이다.
SPC가 진출할 당시 미국시장에는 이미 오봉팽, 파네라브레드, 프레따망제 등 경쟁사들이 많았는데 SPC가 펼친 전략은 무엇이었을까.
송 실장은 "거점 전략을 표방하며 핵심 상권과 신규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갔다"면서 "권역별 핵심 상권을 동시에 공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확장을 위한 거점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에서도 사용했던 전략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여기에 미국 베이커리 시장에서는 그간 찾아볼 수 없었던 사업 모델이라는 점도 인기에 힘을 보탰다. 미국은 베이커리 시장이 도넛 전문, 프레즐 전문 브랜드 등의 형태로 특정 빵과 디저트 종류로 세분화되어 있는데 파리바게뜨에서는 평균 300종 이상의 제품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성이 무기라는 것이다.
송 실장은 "홀케이크(자르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케이크)도 현지서 파리바게뜨만의 아이콘이 됐다"면서 "대형 마트에서 판매하는 투박한 케이크만 접해왔던 현지인들에게 파리바게뜨의 생크림케이크는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파리바게뜨의 케이크 상자가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한편 SPC그룹은 미국 사업의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현지 문화에 맞는 조직 운영 전략을 통해 사업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지 사정과 문화에 정통한 전문가들이 해외 시장의 최전선에 배치했으며 한국 본사의 경영 노하우와 제품을 시장상황에 맞게 현지화해 적용했다. 더불어 교육부와 산학협력의 일환으로 맞춤형 인재양성도 추진 중이다.
송 실장은 "올해 파리바게뜨는 미국 내 160호점의 추가 가맹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2030년까지 미국을 비롯한 북미 지역에 1000개 매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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