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2승 2패 기간 도루 19개 성공 단 2개 실패
9월 10일 LG전에서는 무려 8도루 … 성공률 100%
박찬호, 김도영, 최원준 나가면 뛴다 … 김종국 감독도 대놓고 지시
무사에서도, 나성범 앞에서도 무조건 뛴다
대놓고 뛰는 KIA 육상단 어떻게 막아야할까
알고도 KIA 육상단의 스피드를 막을 수가 없다, KIA는 어제 하루 무려 8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사진 = KIA 타이거즈)
【파이낸셜뉴스=전상일 기자】 KIA 타이거즈가 발로서 상대 팀들의 혼을 빼놓고 있다. 말 그대로 KIA 육상부의 위력이 어마어마하다. 육상부라고 해봤자 숫자는 많지 않다. 박찬호와 김도영이 주축 멤버에 최원준 정도가 추가된 정도다. 소규모 육상부다.
그런데 이 세 명이 보여주는 위용이 엄청나다. 그 중에서도 타율이 높은 박찬호와 김도영이 보여주는 뛰는 야구의 위용은 상대방은 공포에 가깝다.
박찬호는 주루 센스와 뛰는 타이밍이 정말 좋고, 김도영은 베이스를 차고 들어가는 순간가속력이 엄청나다.
9월 김도영의 도루성공율도 엄청나다. 최근 12승 2패을 하는 동안 1번도 도루를 실패하지 않았다 (사진 = KIA 타이거즈)
8월 24일은 KIA 타이거즈의 9연승이 시작된 시점이다. 그때 이후 현재까지 박찬호는 무려 9개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고, 딱 1개의 실패밖에는 하지 않았다.
김도영은 6개 시도해서 100%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최원준은 4개의 도루를 성공했고 1개의 도루자를 했다. 8월 24일 이후 KIA의 도루자는 딱 2개(박찬호, 최원준) 뿐이다. 즉 12승 2패를 하는 기간 동안 19개 성공 실패는 2개다. 성공률이 90%를 넘는다는 의미다.
전체 시즌으로 봐도 상당하다. 박찬호는 올 시즌 29개의 도루를 성공했고, 실패는 총 7개를 했다. 김도영은 도루 18개에 도루 실패는 3개를 했다. 최원준은 도루 12개에 4번의 실패를 했다. 3명을 합치면 59번 성공에 14번 실패. 80%가 넘는 도루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야구는 확률의 경기다. 최근 경기 90%, 전체 시즌으로 봐도 80%의 확률이라면 무사나 1사에서 승부를 걸어도 결코 무모하지 않다.
아예 나가기만 하면 대놓고 뛰는 박찬호. 그의 도루는 무사, 1사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이뤄진다. 도루 단독 2위다. (사진 = KIA 타이거즈)
[광주=뉴시스] 박찬호가 최원준의 좌전 적시타때 홈으로 쇄도하고 있다. 그의 도루가 결승 득점으로 이어졌다.
KIA 김종국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육상부를 믿고 적극적으로 도루를 권장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런 장면이 단적으로 어제 경기에 나왔다. 김도영은 1회 볼넷으로 출루하자마자 나성범이 있는데도 1사에 2루 도루를 감행했다. OPS가 1이 넘는 나성범 앞에서 도루를 한다는 것 자체가 김도영의 발을 상당히 믿고 있다는 의미다. 김도영은 5회에도 1사에 나가자마자 또 다시 도루를 감행했다.
박찬호는 2회 1사 13루에서 2루를 훔쳤다. 3루 주자가 황대인이었기 때문에 쉽지 않았지만, 단독 도루를 감행했다. 그리고 7회에는 안타로 나가자마자 초구부터 무사에 도루를 감행했다. 박찬호는 1회에 선두타자로 나와서 안타를 치거나 볼넷으로 나가도 무사에 도루를 감행하는 빈도가 상당히 높다. 지난 SSG 3연전이나 9월 10일 LG전이 대표사례다.
최원준이 9월 10일 LG전에서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 = KIA 타이거즈)
최원준이 9월 10일 LG전에서 3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이날 최원준은 무려 3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사진 = KIA 타이거즈)
무사나 중심타자 앞에서 도루를 한다는 것은 굉장한 위험을 수반한다. 공격의 흐름이 완벽히 끊겨버리고, 중심타자의 타격이 봉쇄되는 효과가 나온다. 발이 빠르지 않은 중심타자들이 출루에 성공한다고 한들 득점이 나오기 쉽지 않다.
따라서 양날의 검일 수밖에 없는데, 이는 KIA에서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실패를 하지 않으니 '양날의 검'일 수가 없다. 그저 상대방이 두려워하는 날카로운 검일 뿐이다. 상대가 알고도 잡아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최원준이 9월 10일 LG전에서 결승타를 때려내고 있다 (사진 = KIA 타이거즈)
허도환이나 박동원은 어깨가 약한 포수가 아닌데도, KIA의 도루를 1개도 잡아내지 못했다. KIA 테이블 세터인 박찬호와 김도영은 1루를 밟는 족족 2루를 훔쳐 LG 배터리를 궁지로 몰았다. 박찬호와 김도영이 2개씩 베이스를 훔쳤고, 나성범을 대신해 대주자로 들어온 최원준이 세 번이나 도루에 성공했다.(참고로 프로야구 역대 한 경기 최다 팀 도루는 KIA의 전신인 해태와 LG가 한 번씩 달성한 10개다)
결승점 또한 발에서 나왔다. 선두 박찬호가 중전 안타를 치고 2루를 도루로 점령하자 최원준이 깨끗한 좌전 적시타를 날려 결승 타점을 수확했다.
최근 12승 2패의 기간 동안 90% 이상의 성공률을 보유한 KIA 육상단의 엄청난 전력 질주는 앞으로 KIA와 경기를 하는 팀들에게는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KIA 육상단은 앞으로도 뛰는 것을 그만둘 생각이 없다. 따라서 이들을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KIA와의 경기에 매우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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