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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값 하락에 힘빠지는 2차전지주

㎏당 리튬가격 1년새 반토막
中업체 설비 확대에 공급 과잉
전기차 보조금 축소도 악재로
에코프로비엠 등 하락세 이어져

리튬값 하락에 힘빠지는 2차전지주
리튬 가격이 가파르게 추락하면서 2차전지주의 주가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차전지를 타깃으로 한 공매도가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들어 주가가 리튬 가격과 연동되는 현상이 뚜렷해지며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양극재업체인 에코프로비엠, 엘엔애프, 포스코퓨처엠이 나란히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비엠이 3.01% 내렸고,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도 각각 2.51%와 2.48% 하락 마감했다.

주가 흐름은 세 종목 모두 유사하다. 지난달 28일을 고점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에코프로비엠은 15%, 엘엔에프 19%, 포스코퓨처엠은 13% 넘게 빠졌다. 기관이 순매도에 나서면서 주가의 약세를 부추겼다.

주가 움직임은 리튬 가격의 변동과 유사하다. 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지난달 28일 ㎏당 202.50위안을 기록한 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이달 7일에는 192.50위안까지 내려왔다. 지난달 평균 대비 15.32% 낮고, 지난해 평균 대비로는 58.62% 떨어졌다.

현물뿐만 아니라 선물가격도 심상찮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내년 1월물 중국의 리튬 선물가격은 개설일(7월 21일) 시초가가 t당 23만8900위안이었으나 이달 8일에는 17만6500위안으로 하락했다.

리튬 수요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리튬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설비를 증설함에 따라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전기차시장 성장률이 둔화 된 것도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교보증권 최보영 연구원은 "리튬의 가격은 지난 6월 말부터 다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배터리 재고의 증가로 메탈 수요가 감소할 경우 하반기 리튬 메탈 가격은 하락세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전기차 보조금 축소도 리튬 가격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독일이 이달부터 기업 구매고객에게 지급하던 정부 보조금을 폐지했고, 지난주에는 미국 전기차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가 보조금 축소를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주정부의 보조금 축소는 내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중국업체들의 유럽 및 이머징 시장 점유율 확대, 리튬 가격 약세로 인한 단기 실적 부담, 보조금 축소로 인한 전기차 수요 약화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