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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슬롯다이…천차만별 요구에 맞춤형 제작 [혁신 이끄는 파워 강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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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정밀가공부품·장비 독보적 ‘지아이텍’
1998년 외환위기 오히려 기회 삼아
디스플레이 슬릿노즐 경쟁력 확보
실적 상승에 2021년 코스닥 상장

2차전지 슬롯다이…천차만별 요구에 맞춤형 제작 [혁신 이끄는 파워 강소기업]
지아이텍 충남 아산 본사 전경. 지아이텍 제공
2차전지 슬롯다이…천차만별 요구에 맞춤형 제작 [혁신 이끄는 파워 강소기업]
지아이텍 2차전지 슬롯다이. 지아이텍 제공
지아이텍은 2차전지 '슬롯다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슬릿노즐' 등 정밀가공부품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2차전지에서 양극재와 음극재를 머리카락 20분의 1 굵기(㎛,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정밀하게 코팅하는 장치인 슬롯다이 분야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유수 이차전지 업체들 모두와 거래한다.

지아이텍은 이인영 회장이 1990년 서울 문래동에서 창업한 오성정밀을 전신으로 한다. 지아이텍에 있어 1998년 불어 닥친 외환위기는 위기이자 기회였다. 이전까지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정밀가공부품은 일본 등 외산에 의존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입하는 비용이 3∼4배로 치솟았다.

이상권 지아이텍 사장은 12일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 사이에서 정밀가공부품을 국산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후 디스플레이 장비기업들을 중심으로 정밀가공부품 제작 주문이 이어졌다"며 "그 결과 현재 주력 제품군 중 하나인 슬릿노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한국이 액정표시장치(LCD)와 함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전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을 주도하면서 지아이텍 실적 역시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여기에 한국이 디스플레이에 이어 2차전지 분야에서도 두각을 보이면서 자연스럽게 2차전지 정밀가공부품 분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다.

특히 지아이텍은 2차전지 슬롯다이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다. 2차전지 슬롯다이는 업체와 제품에 따라, 업체에서도 공장에 따라 요구사항이 천차만별이다. 지아이텍은 다양한 요구사항에 맞게 맞춤형 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경쟁력을 바탕으로 슬롯다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갔다.

이처럼 2차전지와 함께 디스플레이 정밀가공부품을 앞세워 지아이텍 매출액은 2019년 125억원에 이어 이듬해 172억원, 2021년 195억원 등 최근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이러한 실적 성장을 앞세워 2021년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지아이텍은 슬릿노즐, 슬롯다이 등에서 확보한 정밀가공 기술력을 바탕으로 장비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이를 위해 지아이텍은 시스템사업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실제로 2021년 중국 샨샨그룹과 122억원 규모로 코팅장비 공급계약을 체결, 장비 사업 포문을 열었다. 샨샨그룹에 납품한 코팅장비는 LCD에 편광필름을 부착하기 위한 약액을 합성수지 필름에 입힌 뒤 반제품과 합판하는 기능을 한다.

이어 지난해에는 코멤텍에 수소연료전지 분리막 코팅장비를 공급하기도 했다. 부품에 이어 장비 실적이 더해지면서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396억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도 장비 사업에서 성과가 이어진다. 이달 들어서는 2차전지 노칭장비를 디이엔티에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양극과 음극 중 불필요한 부분을 정밀하게 떼어내는 기능을 하는 노칭장비는 롤투롤장비, 스태킹장비 등과 함께 2차전지 핵심 장비로 분류된다.

지아이텍은 차세대 2차전지 장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그리너지와 공동으로 건식전극공정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건식전극공정은 액체 슬러리를 사용하는 습식공정과 달리, 건식으로 전극필름을 만드는 방식이다. 건식전극공정은 미국 테슬라가 지난 2020년 '배터리 데이'에서 선보인 뒤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가 활발히 이뤄진다.

지아이텍은 늘어나는 부품, 장비 수주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신사옥 구축에도 나섰다. 지아이텍은 충남 천안북부BIT산업단지에 부지 3만3000㎡를 확보했다.
오는 2025년 천안 신사옥에 입주하면 생산 능력은 현재보다 5배 정도 늘어난다. 신사옥은 성환역과 평택역, 복모역 등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인재 확보 등에도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은 "불확실한 국내외 상황 속에서도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기술 기반 혁신을 이뤄 정밀가공부품, 장비 분야에서 선도기업으로 성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