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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악재 사라진 현대차·기아… 주가 상승 ‘재시동’

노사 임단협 잠정 타결에 상승
현대차, 한달만에 19만원 복귀
기아도 1% 오르며 상승 마감
3분기 車판매량 100만대 예상

파업 악재 사라진 현대차·기아… 주가 상승 ‘재시동’
큰 악재로 꼽히던 '파업 우려'가 해소되면서 현대차와 기아가 오랜만에 웃었다. 증권가는 지금이 저점 매수할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93% 오른 18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9만7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현대차 주가가 19만원 선을 넘은 것은 지난달 14일 이후 한 달 만이다. 기아도 이날 1.03% 상승한 7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 잠정 타결이다. 현대차 노사가 합의에 이르면서 기아와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들의 연쇄 파업 가능성이 줄어들었고, 투자심리가 모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가의 최대 악재로 꼽히던 '파업 우려'가 해소되면서 증권가는 현대차·기아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횡보세를 보이며 부진했던 주가는 저점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임단협 잠정 합의는 주가 반등의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며 "예정된 파업이 취소되면서 3·4분기 판매 규모는 100만대로 예상한. 강력한 실적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최근 주가가 하락하면서 싸질 대로 싸진 가격도 매력이라는 설명이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이후 상승세를 멈추고 19만~20만원 사이에서 등락을 이어가다 지난달 18만원대로 내려앉았다. 9만원을 넘보던 기아 역시 7만원대에서 횡보하는 모습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도 각각 4.35배, 3.46배(12일 기준)로 떨어졌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12개월 선행 PER이 이 수준을 나타낸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3~4배 수준의 12개월 선행 PER을 형성했던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뿐"이라며 "10년 전에 비해 확연히 성장한 자동차업종의 외형이나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전환의 경쟁력 등을 고려하면 지금은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짚었다.

자동차 시장의 위축에 따른 판매 둔화로 완성차에 대한 실적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대차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영향에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8%를 지키고 있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이미 악재를 충분히 반영했다"며 "내수와 전기차 판매 둔화로 완성차산업의 실적 부진 우려가 재확산됐지만 미국 시장에서의 선방을 고려하면 판매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주신 교보증권 연구원은 "3·4분기 실적시즌이 다가올수록 현대차·기아 등 현재 3배 중반 수준의 완성차 PER에 대한 저평가 상황이 주목받을 것"이라며 "친환경차의 규모 향상, 적극적인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등으로 기초체력 자체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