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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휴정, 20일 시간 번' 이재용, 추석 연휴 글로벌 사업 챙긴다

'재판 휴정, 20일 시간 번' 이재용, 추석 연휴 글로벌 사업 챙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회장 복권 후 글로벌 현장경영 행보
시기 출장지 내용
2022년 9월 멕시코·파나마·영국 부산엑스포 유치 특사 및 현지 사업장 점검
2022년 12월 UAE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 방문
베트남·싱가포르·말레이시아 하노이 삼성 R&D 센터 준공식 참석 및 현지 사업장 점검
2023년 1월 UAE·스위스 대통령 순방 동행
2023년 3월 일본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참석
중국 삼성전기 텐진 공장 방문 및 중국발전포럼 참석
2023년 4월 미국 대통령 순방 동행 및 주요 글로벌 IT 기업 CEO 회동
2023년 6월 프랑스·베트남 대통령 순방 동행

[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추석 연휴를 시작으로 최장 20일의 글로벌 현장경영 행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 총수로서 현지 사업장 점검 및 임직원 격려, 파트너사와 협력 강화, 투자처 물색 등 경영 업무 뿐 아니라 정부와 함께 해외 기업의 한국 투자 협력을 강화하고,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을 요청하는 '민간 외교관' 역할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 휴정, 추석에도 출장길 유력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정회계 의혹 관련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이 회장은 오는 22일 공판 이후 해외 출장 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9월 마지막 주 재판은 추석 연휴로 휴정된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이달 23일부터 10월 첫 재판이 열리는 다음 달 13일 전까지 최장 20일의 시간을 벌게 됐다. 이 회장은 통상 명절 연휴나 재판 휴정기에 밀렸던 해외 경영 행보에 나섰던 만큼 올해 추석 이후에도 출장길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이 회장의 해외 출장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이 회장은 지난해 9월 복권된 직후 추석 연휴기간을 활용해 파나마·멕시코·영국을 찾았다. 같은 해 연말에도 사법부의 동의를 얻어 아랍에미리트(UAE),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도 방문했다. 올해도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에 대부분 동행하며 UAE, 스위스, 일본, 중국, 미국, 프랑스, 베트남 등을 오갔다. 복권 뒤 1년여간 외부에 알려진 이 회장의 해외 출장 일정만 10개국이 넘는다. 공개되지 않은 일정까지 포함하면 이미 20개국 이상을 오갔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미 반도체 공장, 사우디 네옴시티 챙길 듯

이 회장의 이번 행선지는 미국과 중동 등이 거론된다.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육성 전초기지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2공장의 내년 가동을 앞두고 이 회장이 생산시설을 점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인공지능(AI) 서버 응용처 확대로 차세대 반도체 제품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미국을 거점으로 삼은 주요 고객사들과 회동해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이 회장을 비롯한 10대그룹 총수들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동행해 내달 사우디아라비아를 찾는다.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에 서울 면적의 44배에 달하는 초대형 도시를 짓는 '네옴시티' 수주를 위해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친 것이다. 네옴시티 사업 규모만 5000억달러(약 665조원)에 달한다. 이 회장과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만남도 유력하다. 이 회장을 포함한 국내 8개 그룹 총수들은 지난해 11월 빈 살만 왕세자 방한 당시 비공개 회동에서 네옴시티 수주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앞서 2019년 6월 빈 살만 왕세자의 한국 방문에서도 이 회장은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만남을 가졌다. 3개월 뒤인 같은 해 9월에는 이 회장이 직접 사우디로 가 빈 살만 왕세자를 다시 만났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급변하는 대외 환경을 맞아 미래 먹거리를 직접 챙기면서 해외 출장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며 "글로벌 현장 경영을 통해 투자, 인수합병(M&A) 기회를 지속적으로 엿보며 '뉴 삼성'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