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영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산업혁신본부장
공공연구소 전문가 나서 기술자문
고장 분석부터 시제품 제작도 도와
기업성장 문턱 함께 뛰어넘을 것
"내부 자원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기술력을 사업화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많이 겪는데, 공공연구소 소속 전문가들의 기술자문이 있으면 기술개발의 첫 문턱을 넘을 때 큰 도움이 된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이찬영 산업혁신본부장(사진)은 소재부품장비 융합혁신지원단(융합혁신지원단)에 대해 '중소 소부장 기업의 기술애로를 해결하는 어벤저스'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수한 전문인력과 최신 기술정보, 고성능 장비 등 공공연구기관이 갖고 있는 연구인프라를 활용해 민간기업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융합혁신지원단은 2020년 소부장특별법에 따라 만든 공공연구기관 협의체다. 현재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 총 39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KIAT는 융합혁신지원단의 총괄 및 기업지원데스크 운영을 담당한다.
이 본부장은 "기술자문을 신청하면 제품의 설계 혹은 고장 원인을 분석해줍니다. 신속한 해결을 위해 신청 후 2주 이내에 전문가를 매칭하는 것이 원칙이죠. 단일기업이 구비하기 어려운 고가의 시험장비를 쓰고, 시제품 제작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올해 융합혁신지원단에 기술애로 상담을 신청한 기업은 8월 말 기준 1096건으로 이미 지난해 접수건수(1056건)를 넘어섰다. 이 중 중소기업은 전체의 89.6%에 달한다. 최대 2억원을 지원하는 심화기술지원 사업은 3.25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기업이 일일이 찾아다닐 필요 없이 기업지원데스크에 신청하면 소속 기관 중 해결이 가능한 전문가와 바로 연결되는 것도 이점이다. 최근에는 독일 프라운호퍼 세라믹기술연구소와 기술협력 의향서를 맺고 유럽 CE인증 대응역량을 갖추는 등 글로벌 지원도 가능해졌다.
그는 "모 자동차 부품 기업은 국비 1억원을 지원받아 개발한 제품으로 약 1년 만에 120억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며 "한 배터리 소재 기업은 1인 기업에서 출발했는데 융합혁신지원단의 도움으로 특허를 다수 획득하고, 이를 발판으로 16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KIAT는 융합혁신지원단 외에 기술나눔 제도를 통해 공공부문의 연구자원을 민간기업에 효율적으로 연계시키고 있다. 기술나눔은 공공기관, 대학 등이 보유한 공공 유휴기술을 중소·중견기업에 무상으로 이전하는 사업이다. 개발은 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상용화되지 않고 있는 특허를 필요한 기업이 가져가서 기존 제품 개선이나 신제품 개발에 활용하도록 연결해주는 것이다.
기업은 기술개발에 들어가는 시간을 아끼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2013년 이후 현재까지 3100여건의 기술이 1502개 기업에 이전됐다.
이 본부장은 "융합혁신지원단과 기술나눔처럼 공공자원을 민간기업에 효율적으로 이어주는 연결고리 같은 사업을 체계적으로 운영해서 앞으로 민간 주도 성장의 잠재력을 높이는 데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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