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13억 면역항암제 CMO 계약
생산능력·기술이전 역량 갖추고
글로벌 빅파마 대형수주 잇따라
연간 3조… 추가 수주 가능성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빅파마인 BMS와의 대규모 위탁생산(CMO) 계약을 성사시키며 올해 3조원 초과 수주에 한 걸음 더 바짝 다가가게 됐다. 여기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행보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인 미국 동부에서 글로벌 빅파마CEO들과 연쇄 회동을 가진 바 있다. 당시 이 회장은 이날 계약을 체결한 지오반니 카포리오BMS CEO와도 미팅을 진행했다. 그는 제약사와의 미팅 후, 북미 판매법인 직원들을 만나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고 격려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BMS와 2억4200만달러(3213억원) 규모의 CMO 계약을 맺었다고 18일 밝혔다. 오는 2030년까지 7년여 동안 BMS에 바이오의약품을 공급하는 내용이다.
BMS는 지난해 매출 기준 글로벌 7위의 대형제약사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MO사업에 나선 이후 첫 고객사다. BMS는 삼성바이오로직스 1공장이 가동된 지난 2013년 처음으로 CMO 계약을 맺었고, 이후 지속적으로 추가 계약을 맺으며 10년 이상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들어 벌써 2조7000억
이번 BMS와의 CMO 계약 성사로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누적 수주는 2조6879억원을 기록했다. 3조원 초과 달성까지는 약 3000억원만 남기게 됐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 규모가 수천억원대로 대형화되고 있고, 1개 분기 이상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연내 누적 수주 3조원 초과 달성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계약 기준과 조건이 까다로운 글로벌 빅파마로부터 대형 수주를 잇따라 따내며 위탁생산개발(CDMO) 역량과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글로벌 빅파마인 화이자와 일라이릴리로부터 각각 2410억원, 2157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고 지난 7월에는 화이자와 노바티스, GSK로부터 1조6000억원이 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7월에 계약이 몰리긴 했지만 불과 한 달 수주총액이 지난해 수주액(1조7835억원)에 근접한 것이다.
수주 규모도 대형화 추세다. 지난 7월 4일 공시된 화이자와의 2개의 계약은 계약규모가 2543억원, 9227억원에 달했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사업 파트너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선택하면서 전 세계 매출 상위 20위 빅파마 중 14곳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연간 3조원 추가 수주 가능성이 큰 이유 중에는 계약 방식도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MO 계약은 보통 최소구매물량보전(MTOP) 형식으로 진행된다. 계약 금액과 물량이 고객사의 요구와 상황에 따라 증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현재 맺은 계약에서도 추가적인 수주 실적을 올릴 수 있는 구조다.
■세계 1위 생산역량·생산수율 매력
이번 BMS와의 계약 물량은 단일공장 기준 세계 최대인 연간 24만리터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보유한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에서 생산된다. 지난 6월 전체 가동에 돌입한 4공장이 BMS의 주력 제품인 면역항암제의 생산 기지가 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세계적인 바이오의약품 수요 급증에 대비해 생산 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4공장 가동으로 총 생산능력은 60만4000리터로 압도적인 세계 1위 지위를 굳힌 상태다.
늘어나는 시장 수요에 따라 현재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에는 18만리터 규모의 5공장이 지난 4월 착공해 오는 2025년 4월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 5공장이 완공돼 가동에 들어가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은 78만4000리터로 확대된다.
생산 역량 외에도 기술이전 기간이 짧다는 것도 고객사들에게는 매력요소다. CMO를 위해서는 고객사로부터의 기술이전이 필요한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를 업계의 절반 수준인 3개월로 단축, 고객사의 긴급한 물량 요청에도 경쟁사 대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수율도 높다. 배양기로 세포를 배양해 단백질을 얻는 과정을 배치(Batch)로 부르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배치 성공확률은 98%가 넘는다. 업계 평균이 90% 수준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생산수율을 8% 이상 끌어올려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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