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양플랜트·원자력 등에 피팅·밸브 공급
엑슨모빌·마라톤 페트롤리움 등과 긴밀히 협력
반도체·항공·방산 등 첨단 산업으로 영토 확장
화석연료→친환경에너지 전환 등 긍정적 환경
"첨단 산업 확장 등 앞세워 실적 성장 이어가"
경남 김해 디케이락 본사 전경. 디케이락 제공.
디케이락 피팅 밸브 제품. 디케이락 제공.
【김해(경남)=강경래 기자】 경남 김해 골든루트일반산업단지 본사를 둔 디케이락은 모든 산업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계측장비용 피팅·밸브 사업에 주력한다.
피팅(관이음쇠)은 배관을 수평 혹은 수직으로 연결하는 장치다. 밸브는 유체 양이나 압력, 흐름을 조절하고 여닫는 역할을 한다.
19일 디케이락에 따르면 피팅·밸브는 △조선 △해양플랜트 △원자력발전 △화력발전 △수력발전 △압축천연가스 △수소자동차 △반도체 △항공 등 다양한 산업에 쓰인다. 그동안 디케이락이 확보한 피팅·밸브 제품은 2만여종에 달한다.
디케이락은 노은식 대표가 지난 1986년 창업한 대광닛불을 전신으로 한다. 이후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고 산업 전반에 걸쳐 피팅·밸브 수요가 늘어나면서 회사 실적 역시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디케이락에 있어 지난 1997년 갑작스레 불어 닥친 외환위기(IMF)는 말 그대로 위기이자 기회였다. 당시 어느 정도 알려진 피팅·밸브 업체들이 재정난을 이기지 못하고 줄도산을 했다. 디케이락은 그동안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이어온 덕에 관련 사업에서 철수한 업체들로부터 피팅·밸브 장비를 저렴하게 도입할 수 있었다. 여기에 대기업들에 협력사로 잇달아 등록되는 성과도 있었다. 이런 이유로 1997년 당시 3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외환위기 이후 1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기반을 잡은 디케이락은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를 위해 그동안 철로 만들었던 피팅·밸브 제품을 고압·고열 등에도 잘 견디는 스테인리스 소재로 바꾸는 등 부가가치를 높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 결과, 지난 2000년 이후 피팅·밸브 제품들을 해외 시장에 수출할 수 있었다.
디케이락은 해외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수출에 필요한 각종 인증을 확보하는 한편, 수출 매니저가 거래처로부터 들어온 상품 혹은 기술 질의사항에 대해 24시간 내 응답하는 시스템 등을 구축했다. 디케이락은 현재 북미와 유럽, 중동, 아시아 등 전 세계 총 47개국에 117개 대리점을 운영하며 현지 밀착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거래처들도 확보할 수 있었다. 세계 최대 석유회사 엑슨모빌을 비롯해 마라톤 페트롤리움 등에 피팅·밸브 제품을 공급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디케이락은 지난해 열린 무역의 날에 5000만불 수출의 탑을 받으며 수출주도형 강소기업임을 입증하기도 했다.
특히 디케이락은 지난해 매출액 1099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22% 늘어난 608억원 매출액을 올리며 실적 상승 흐름을 이어간다. 상반기 매출액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했다.
디케이락의 중장기적인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김현수 디케이락 사장은 "앞으로 화석연료에서 친환경에너지로 전환하는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는 회사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미국에너지정보청은 올해 OPEC+ 감산에 따라 미국 천연가스 생산량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석유·가스 업체들이 증설에 나서고, 이 과정에서 피팅·밸브 수요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는 디케이락의 최대 수출 지역이다.
반도체 등 첨단 공정에 쓰이는 초고순도(UHP) 피팅·밸브 사업 역시 주목된다. 디케이락은 현재까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피팅·밸브 제품을 납품한다. 미국 램리서치 등 글로벌 반도체 장비기업들과도 협력한다.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항공용 피팅·밸브 역시 국산화하고 있다.
디케이락은 한국형 전투기 'KF21'에 참여, 피팅·밸브 제품을 공급했다. 미국 국제항공 및 방위산업 인증도 획득했다.
김 사장은 "대체에너지와 친환경에너지, 반도체, 항공, 방산 등 다양한 분야로 시장이 확대하면서 중장기적인 성장이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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