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LA, 인천~샌프란시스코.. 장거리 대표노선 8월 여객수 증가
연내 기단규모 79→81대로 확대.. 대한항공 합병 무산에 대비 시각도
아시아나항공이 3년 만에 장거리 항공기를 도입하며 본격적인 비상에 나섰다. 현재 79대인 항공기 수도 올해 연말까지 81대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경영난으로 정부 관리체제에 있던 아시아나항공이 엔데믹 이후 전세계 하늘길이 속속 회복되면서 국제선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장거리 항공기 3년만에 도입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4일 장거리 항공기 A350-900을 도입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장거리 항공기를 도입한 것은 2020년 12월 말 이후 약 3년 만이다. 지난 2021년과 2022년, 올해 상반기까지도 아시아나항공은 중소형 항공기인 'A321-200 네오'만 5대 들여왔다.
A350-900은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친환경 차세대 항공기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A350-900은 길이 518㎝, 높이 243㎝의 윙렛이 바람의 저항을 줄여 연료를 25% 아끼고 이산화탄소도 25% 덜 배출한다. 동체에는 새로운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이 적용돼 기체 무게를 줄인 것도 특징이다. 탑승객은 항공기 내 와이파이와 로밍서비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32~33인치로 구성된 이코노미석 일부 좌석 간격을 36인치로 넓혔다"며 "다른 항공기 대비 기내 수하물 탑재 공간이 확대돼 수하물을 동반한 승객들의 편의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도입으로 아시아나항공은 더 많은 승객을 장거리 여행지로 실어 나를 수 있게 됐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A350-900은 14대로 인천 기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샌프란시스코·시애틀, 유럽 프랑크푸르트·런던·파리 등을 운항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까지 비행기 2대를 추가로 도입, 기단 규모를 81대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2대 가운데 1대는 장거리 항공기로 채워질 전망이다.
■국제선 투자 시동…홀로서기 시각도
아시아나항공이 장거리 항공기 도입에 나선 건 해당 여객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 장거리 대표 노선인 인천~LA의 경우 올해 8월 여객 수는 4만4000여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5% 늘었다. 같은 기간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 여객 수도 3.4%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운항률 및 여행수요 회복에 따라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장거리 항공기 도입은 안전을 강화하고 (장거리 국제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볼 수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내 장거리 항공기 중 노후 비행기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의 합병 무산에 대비해 사실상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장거리 항공기를 들여온 시기가 미묘하다는 것이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7000억원 규모 차입금을 상환하는 등 활발한 경영 정상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있다. 박상범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장거리 항공기 신규 기재 도입은 (아시아나항공이) 자립 갱생(홀로서기)를 해보겠다는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다"며 "경쟁력을 키우고자 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도입은 중장기 계획에 따라 진행된 것일 뿐, 홀로서기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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