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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인사' 카드 꺼내 든 신세계..조직재정비, 성과주의에 방점

'9월 인사' 카드 꺼내 든 신세계..조직재정비, 성과주의에 방점
20일 새롭게 선임된 박주형 신세계 대표이사(왼쪽)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파이낸셜뉴스]
신세계그룹이 예년보다 빠르게 '9월 인사'라는 칼을 꺼내든 것은 그만큼 그룹 내 위기의식이 상당했다는 것을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실적악화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빨리 조직 재정비에 나서야 될 만큼 급박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인사를 통해 '성과총력체제 구축'에 방점을 찍어 인사 목적을 뚜렷이 했다.

20일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대표를 동시에 교체한 것은 실적악화에 따른 경질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당초 이마트와 SSG닷컴을 이끌던 강희석 대표는 2026년 3월까지 임기였지만 이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게 됐다. 이마트는 올해 2·4분기 적자전환(530억원 손실)을 하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더불어 강 대표는 지마켓의 인수를 이끌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3조4000억원을 쏟아부었지만 인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그룹에 재무적인 부담만 주고 있다는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결국 경질된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이마트를 이끌 수장으로는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가 낙점됐다. 한 신임 대표는 코로나 기간에도 신세계그룹 호텔 사업을 흑자전환 시킨 인물로 그룹 경영지원실 기획관리담당을 역임했다. 따라서 취임 후 가장 먼저 실적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 대표는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의 대표도 겸임한다. 이로써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은 '원(One) 대표체제'로 전환된다. 계열사 간 시너지와 성과 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올해 신세계그룹이 '신세계유니버스'를 출범하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만큼 계열사 간 시너지를 최대화해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백화점부문인 신세계를 이끌게 된 박주형 신임대표는 2016년부터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이사를 맡아 연결 기준 매출액 2276억원 규모의 기업을 지난해 매출액 3240억원으로 키운 인물이다. 박 대표는 이마트와 백화점은 물론 개발사업을 주로 하는 센트럴시티까지 두루 경험해본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백화점 사업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센트럴시티와 통합 시너지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신세계는 대표이사 교체와 함께 그룹의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도 신설했다.
통합 리테일 클러스터 산하에는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신세계프라퍼티, SSG닷컴, 지마켓을 두고 시너지를 꾀한다.

아울러 조직과 본부장 운영에 있어서도 통합본부장 체계 도입해 시너지를 위한 조직체계를 갖추고, 업무영역별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하는 등 전반적으로 기존의 전통적 조직운영 방식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변화를 취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조직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쇄신·강화하고 새로운 성과창출 및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과감한 혁신 인사를 단행했다"며 "앞으로도 철저한 성과능력주의 인사를 통해 그룹의 미래 준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