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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범죄예방 위해 사복으로 치안 사각지대 찾아나섰죠"

김설 서울 구로경찰서 경장
범죄예방 전담하는 CPO 소속
주민간담회 열고 현장 발품 나서
작은 체구로도 잘하는 일 찾을 것

[fn이사람] "범죄예방 위해 사복으로 치안 사각지대 찾아나섰죠"
최근 '신림동 흉기난동' 이후 흉악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시민들의 불안이 이어지면서 '범죄예방'에 대한 연구와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경찰은 이런 업무를 전국 경찰서 생활안전과에 있는 범죄예방진단팀(CPO)에 맡긴다. 담당 업무를 맡는 경찰도 CPO라고 부른다.

김설 경장(사진)은 서울 구로경찰서 생활안전과 소속 CPO다. 고대구로병원 간호사들은 지난 5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새벽 출퇴근길이 불안하다"는 민원을 구로경찰서에 넣었다. 구로서는 접수 약 4개월 만에 치안환경을 싹 바꿨다.

고대구로병원 인근은 외국인 밀집지역으로 강력범죄가 자주 일어나 치안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있던 곳이다. 잇따른 강력범죄로 인한 시민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경찰과 구로구청이 '범죄예방'의 필요성에 동의하며 적극적으로 협력해 만들어낸 결과다. 여기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직접 발로 뛰어다닌 김 경장의 노력이 있었다.

김 경장은 간호사 민원을 접수하자마자 일주일 만에 간담회를 열고 간호사 10여명에게서 직접 고충을 들으며 '경찰 제복을 입고 있을 때는 알 수 없는 것'에 대해 직접 탐구하기 시작했다. 김 경장은 "근무복을 입고 있을 때와 느끼는 불안감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새벽시간 사복을 입고 직접 외국인노동자 1000여명이 모이는 남구로 인력시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환경개선 사업의 근거로 쓰일 데이터를 모았다. 간호사 1300여명에게 설문조사를 두 차례 실시하고, 외국인 밀집지역의 범죄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같은 생활안전과 팀원은 물론 거점순찰을 나서는 인근 지구대 경찰관까지 보이지 않는 수많은 노력이 있었다. 이제 고대구로병원 간호사들을 비롯한 인근 주민들은 치안개선을 몸소 느끼고 있다. 김 경장이 간호사들과 단체 카카오톡방까지 만들어 적극 소통하고, 개선상황을 적극 공유했다.

김 경장은 올해로 7년 차다. 경찰에 몸담고 한때 여경 무용론이 여론을 달구면서 조직에서의 역할을 계속 고민해 왔다. 작은 체구의 그는 현장은 물론 현장 밖에서도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다.
CPO의 업무는 김 경장이 관심을 갖고 잘해낼 수 있는 일이었다. 경찰 입직 전 인테리어 회사에서 환경개선과 관련된 업무를 맡았던 경험이 도움이 됐다. 김 경장은 "소명의식을 갖고 CPO로서의 역량을 키워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전문성을 갖고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