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빌라촌 전경.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서민 주거상품인 빌라와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 등의 공급이 가파르게 줄고 있다. 서울 지역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사상 첫 두달 연속 '인허가 0건'으로 당장 내년부터 공급한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파이낸셜뉴스가 국토교통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서울의 빌라(다세대·연립) 인허가 물량은 1만619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4734가구에 비해 76.3% 급감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도 9만1146가구에서 3만260가구로 66.8%나 줄었다. 시행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인상에 전세사기로 빌라 수요가 확 줄면서 건축업자들의 폐업이 잇따른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공급 절벽이다. 올해 1~7월까지 수도권의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 물량은 3674가구로 전년 동기 1만4976가구대비 75% 줄었다. 서울도 지난해 7808가구에서 올해에는 1910가구로 곤두박질쳤다. 특히 서울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올해 5월과 6월에 두달연속 인허가 실적이 전무하다.
국토부에 따르면 수도권 전체 주택 인허가는 올해 7월까지 7만8889가구로 전년 동기(10만9935가구) 대비 28% 감소했다. 서민주거 상품 공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김승배 부동산개발협회 회장은 "주로 1~2인 가구의 서민들이 거주하는 도시형생활주택의 인허가가 한 건도 없는 것은 예사롭게 보고 넘어갈 사안이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오피스텔 공급도 1년 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청약홈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까지 전국서 분양한 오피스텔은 총 22개 단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전국 70개 단지에 비하면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오피스텔 공급이 줄면서 2~3년 뒤에 1인 가구 주거난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초소형 오피스텔의 경우 주택수에서 제외하는 등 순기능이 작동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는 조만간 발표할 주택 공급 활성화 대책에 비 아파트 공급 규제를 일부 완화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다만, 오피스텔의 주택수 제외 등 수요 진작 방안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수요진작 방안이 포함되지 않으면) 정책을 내놔도 공급이 따라붙진 않을 수 있다"며 "지방은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시장침체가 심각하다"라고 덧붙였다.
ljb@fnnews.com 이종배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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