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

도쿄올림픽·WBC·KIA까지… 쉼없이 헌신했던 이의리이기에 'AG 탈락'이 안타깝다

도쿄올림픽, WBC, KIA까지 쉬지않고 달려온 이의리
올시즌 WBC 휴유증에도 개막 2연전 선발로 나서
휴식없이 풀타임 선발... 2년 연속 10승
손가락 부상에 의한 부진? 많은 팬들 설왕설레
누가 대체 선수 되더라도 큰 논란 생길수밖에 없어

도쿄올림픽·WBC·KIA까지… 쉼없이 헌신했던 이의리이기에 'AG 탈락'이 안타깝다
KIA 타이거즈 이의리가 AG대표팀에 최종 낙마했다 (사진 = KIA 타이거즈)

[파이낸셜뉴스=전상일 기자] KIA의 좌완 에이스 이의리가 대표팀에서 최종 낙마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경기력향상위원회와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오늘(22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선수를 교체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해당 선수는 KIA 이의리다. 협회는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 중이나 대회 기간 최상의 경기력을 보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추가 논의를 거쳐 교체 선수를 확정하기로 했다.

어제 대전에서 펼쳐진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이의리는 1.1이닝 동안 5실점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스피드도 크게 감소했고, 제구도 좋지 못했다. 대표팀 최종 수능격인 손가락 물집 부상 이후 첫 등판에서 매우 아쉬운 모습을 보인 것이다. 해당 경기를 류중일 감독이 지켜보며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따라서 많은 관계자들이 이의리가 낙마할 수도 있다는 예상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그런 말을 차마 함부로 하기 힘들었던 것은 이의리가 탈락하게 된다면 너무 안타까운 사례로 남기 때문이다.

도쿄올림픽·WBC·KIA까지… 쉼없이 헌신했던 이의리이기에 'AG 탈락'이 안타깝다
이의리는 올 시즌 WBC에도 나섰다. 많은 선수들이 휴유증을 호소했지만, 이의리는 개막 2연전 선발로 나서서 자신의 몫을 다했다 (사진 = 뉴스1)
도쿄올림픽·WBC·KIA까지… 쉼없이 헌신했던 이의리이기에 'AG 탈락'이 안타깝다
KIA 타이거즈 이의리는 올 시즌 2~3선발 역할을 수행했다. 그리고 2년 연속 10승을 달성했다 (사진 = KIA 타이거즈)

이의리는 올 시즌 108이닝을 던지며 10승을 했다. 국내 선발 투수 중에서 결코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다만, '어제 경기만' 많이 안좋았을 뿐이다.

무엇보다 이의리는 과거에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위해서 열심히 헌신한 선수다. 몇해 전 도쿄 올림픽에서 가장 각광받았던 투수다. 도쿄올림픽 녹아웃 스테이지 1차전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긴장되는 올림픽 첫 무대에서 무난한 투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극찬을 받았다. 사흘을 쉬고 중요한 5일 미국과의 준결승전 선발투수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1홈런) 2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2경기에서 18개의 탈삼진을 기록할 정도로 엄청난 구위를 인정받았다. 그것뿐만 아니다. 비록, 제구 난조로 큰 활약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이의리는 WBC에서도 던졌다.

도쿄올림픽·WBC·KIA까지… 쉼없이 헌신했던 이의리이기에 'AG 탈락'이 안타깝다
KIA 타이거즈 이의리는 앞으로도 한국 야구에서 소중하게 쓰여야할 자원이다. (사진 = KIA 타이거즈)

많은 선수들이 WBC에서 휴유증을 호소하며 경기 초반 결정했지만, 이의리는 달랐다. 이의리는 개막전 선발로 나선 이후 꾸준하게 팀에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어깨 염증으로 한경기 결장한 이후에도 정밀검진에서 괜찮다는 진단이 나오자 이의리는 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용병 산체스가 부상으로 빠지며 팀 마운드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작년에 154이닝을 소화한 이의리는 올 시즌에도 108.2이닝을 던지며 2년 연속 10승 고지를 등정했다. 이닝 소화능력은 떨어졌지만, 구위 자체만은 국내 좌완 투수 중에서 최고라는데 이견이 없다. 또한, 올 시즌은 이닝소화능력이 떨어졌다기 보다는 볼넷이 문제였다. 작년 150이닝에서 74개였던 볼넷이 올해는 108이닝에 80개 정도까지 늘어갈 정도로 고전했다.

이닝은 적었지만, 엄청나게 많은 공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그저 엄청난 구위로 부족한 제구를 메우려다보니 힘에 겨울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작년 18개에 달했던 피홈런이 4개로 줄어든 부분이 긍정적이라면 긍정적이었다.

도쿄올림픽·WBC·KIA까지… 쉼없이 헌신했던 이의리이기에 'AG 탈락'이 안타깝다
올림픽, WBC, KIA까지 쉼없이 달려왔던 이의리이기에 이번 대표팀 탈락이 너무 안타깝다 (사진 = KIA 타이거즈)


분명, 아시안게임에서 쓸 수 있는 최상의 선수를 데려가야 한다는 KBO의 의견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 WBC. KIA 타이거즈까지 거의 풀타임을 쉬지 않고 달려온 선수이기에 어느 정도의 부상과 부침이 생기는 것 또한 어쩔 수가 없다. 무엇보다 이의리만 최근 컨디션이 안좋은 것은 결코 아니었다. 만약, 부진의 이유로 선수를 교체해야한다면 엔트리 내에 많은 선수가 교체되어야 한다. 이러한 원칙을 이의리에게만 적용하는 것은 분명 큰 문제다. AG 대표팀 교체는 오직 '부상'에 의해서만 가능하도록 정해놓고 있기때문이다.

무엇보다 손가락 물집은 어느날 갑자기 누구나 생길 수 있기에, 심각한 부상이라고 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이의리는 이미 모든 부상이 나았음을 밝혔고, KIA 구단의 입장도 그러했다. 당장 다음 경기에 선발 등판 예정이다. 따라서 '손가락 물집'은 정당한 사유라고 할 수가 없고, 누가 대표팀에 대체 발탁이 되더라도 큰 논란이 생길수 밖에 없다.

이런 과정 속에서의 대표팀 엔트리 교체 사례이기에 이의리의 대표팀 낙마가 더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이의리는 대체 선발 선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내일이 단체 훈련이기에 오늘 내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항저우 AG 대표팀은 내일(23일) 고척돔에서 첫 훈련을 실시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