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하베스트, 국내 최초 푸드 업사이클링 기업
맥주박으로 만든 밀가루 대체제
영양만점 리너지바·그래놀라로
美·印尼·加 등 글로벌 진출 앞둬
푸드 업사이클링 기업 리하베스트가 새도약 시기를 맞고 있다. 기후 위기 등으로 환경문제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소비 증가 등으로 우호적인 경영환경이 조성되고 있어서다. 한때 '사람이 먹는 사료 만드는 회사'란 비아냥도 들었지만 현재는 소비자 인식 개선으로 친환경 제품을 믿고 찾는 소비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민명준 리하베스트는 대표(사진)는 "이젠 버려지는 음식에 대한 환경적 부담은 사회적 과제로도 인식되고 있다"며 "버려지는 음식물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게 리하베스트의 큰 포부"라고 강조했다.
■국내 최초 푸드 업사이클링 기업
2019년 설립된 국내 첫 푸드 업사이클링 기업 리하베스트는 음식 부산물을 버리지 않고 맛있는 대체 식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리하베스트의 대표 제품인 리너지 가루는 맥주 부산물(맥주박)로 만든 대체 밀가루다. 사용하고 난 보리를 갈아서 한번 꽉 짜면 당분과 탄수화물이 합쳐진 맥아즙이 나온다. 이 맥아즙을 짜고 남은 게 바로 맥주박이다. 맥주박은 세척→탈수→건조→분쇄→이물·균 검사의 다섯 단계 원료화 공정을 통해 리너지 가루로 다시 태어난다.
새롭게 탄생된 리너지 가루는 밀가루 대비 단백질 함량이 두 배, 식이섬유 함량은 21배에 이르는 등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리너지 가루 1kg 생산은 탄소배출 11kg 절감, 물 3.7t 사용 절감, 식품 부산물 양 3kg 절감 등을 달성할 수 있다.
민 대표는 "업사이클링에 맥주와 식혜 부산물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는 충분한 물량과 청결성, 성분과 규제 등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연구개발에도 집중해 사용 가능한 부산물을 확장해 새 원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B2B에서 B2C로 영역 확장
리하베스트는 기업간 거래(B2B)에서 소비자간거래(B2C)로 영역을 확하고 있다. 기업 초기 맥주박을 비롯한 각종 음식 부산물을 활용하기 위해 원료를 생산한 뒤 파트너사들에게 공급하는 B2B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에 관심도 커지면서 B2C로 판매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리너지 가루로 만든 에너지 바인 리너지바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와 리하베스트 자사 몰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숫가루 맛의 고단백·고식이섬유 쉐이크인 리너지 쉐이크도 출시했다. 또한 미스터 피자와 뚜레쥬르 등 기업에 공급해 피자 도우가 되고, 빵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리하베스트라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리너지 가루를 활용해 만든 리너지바나 셰이크, 그래놀라 등의 제품 역시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리하베스트는 올 2·4분기부터 쫀드기·그래놀라 등 B2C 제품군을 활성화하고 있다. 제품군이 다양해지면서 시장도 넓어져 동남아시아와 북미 진출도 눈 앞에 두고 있다. 민 대표는 "인도네시아에는 쫀드기와 간편대체식품이 출시를 앞두고 있고 베트남, 캐나다는 파일럿 사업 단계에 있다"며 "내년 1·분기부터 미국에 그래놀라, 프로틴 셰이크 제품을 수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걱정스러운 부분은 최근 친환경 바람을 불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그린워싱 이다. 그럴 듯 하게 포장만 해 친환경처럼 보이게 하는 그린워싱으로 사회적 인식이 나빠질 수 있어서다.
민 대표는 "주위에 업싸이클링 했다는 기업들은 많지만 공정을 살펴보면 단순 건조와 재활용인 경우가 많아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많다"며 "리하베스트 등과 같이 업싸이클링 하고 있는 순수 기업들이 싸잡아 소비자들에게 좋지 않은 인식으로 남지 안을까 걱정된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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