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친환경 규제 강화에 중장기 투자처 매력도 높아
정부도 배출권 활성화 추진
최근 탄소배출권 상장지수펀드(ETF)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배출권 시장 활성화에 나서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탄소 줄이기'가 세계적인 트렌드인 만큼 중장기적인 투자처로 유망하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와 'SOL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 ETF는 최근 3개월 동안 각각 7.73%, 6.48% 내렸다. 두 상품은 전 세계 탄소배출권 거래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유럽 배출권에 투자한다.
같은 기간 'HANARO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 ETF는 최근 3개월 동안 5.81% 하락했다. 해당 ETF는 미국과 유럽 배출권 등 글로벌 배출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탄소배출권은 기업이 일정 범위 내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다. 정부는 매년 기업별 탄소 배출 허용량을 설정하고, 이에 맞게 탄소배출권을 지급한다. 각 기업은 일정 기간 발생한 탄소배출량이 할당량보다 많으면 그만큼 탄소배출권을 사들여야 한다. 현재 국내에는 유럽과 미국 등 해외 배출권에 투자하는 ETF만 상장돼 있다.
최근 배출권 ETF의 수익률이 부진한 이유로는 '유럽의 탄소 배출량이 감소에 따른 탄소배출권 가격 하락'이 꼽힌다. 지난 2월 사상 처음으로 톤(t)당 101유로를 넘어서며 정점을 찍었던 유럽탄소배출권 가격은 전날 기준 85.48유로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중장기적으로 배출권 투자의 매력도가 높다고 평가한다. 대부분 국가들이 탄소중립 정책을 시행하는 등 탄소 중립이 세계적인 움직임인 만큼 배출권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정연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배출권의 수요나 공급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많아서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목표가 점점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배출권 거래 시장의 규모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국내 배출권 시장을 살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 20일 환경부는 '배출권 거래시장 활성화 방안'을 공개했다.
방안에 따르면 국내 배출권 ETF와 상장지수증권(ETN) 출시를 내년부터 허용하고, 2025년에 배출권 선물시장도 도입할 계획이다. 배출권 위탁거래(중개업)를 통해 참여자도 늘릴 방침이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배출권 시장 활성화 방안은 다양한 주체들이 투자 목적으로 탄소배출권 시장에 접근 가능하게 한 형태"라며 "유럽의 탄소배출권 시장은 투자 목적의 탄소배출권 시장참여를 허용하면서 시장이 활성화 됐다고 평가받는 만큼 이번 정책들은 배출권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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