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 과르디올라, 경기전 황희찬의 이름 몰랐다
후반 21분 맨시티에 통렬한 결승골 작렬 … 시즌 4호골 리그 득점 8위
올 시즌에만 5번째 골로 팀내 득점 1위
펩 어제는 “The Korean Guy” 오늘은 “Hwang”
황희찬, 수비도 적극가담하며 엄청난 투쟁심
[울버햄프턴=AP/뉴시스]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의 황희찬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 후반 21분 결승 골을 넣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경기 하루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울버햄튼에서 경계해야할 선수를 총 3명을 꼽았다.
"페드루 네투, 마테우스 쿠냐, 그리고 The Korean Guy. 그 한국인 선수는 정말 훌륭하다"라고 말했다. 펩은 네투나 쿠냐는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축구에서 팀내 최고 득점자를 봉쇄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그런데 팀 내 득점 1위이자 올 시즌 총 5골을 기록하고 있는 황희찬의 이름을 몰랐다는 것은 황희찬의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 있다. 이는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이름을 모르는 것 혹은 맨시티에서 홀란의 이름을 모르는 것과 진배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황희찬은 EPL에 올 시즌 처음 들어온 선수도 아니고, 지난 리버풀 전에서도 골을 넣은 선수다.
황희찬으로서는 자신을 중요한 선수로 보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기에도 충분했다.
[맨체스터=AP/뉴시스]맨시티 과르디올라 감독은 어제 사전 기자회견에서 황희찬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
황희찬의 자존심이 발동했기 때문일까. 황희찬이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통쾌하게 한방을 먹였다.
맨시티의 득점 기계 엘링 홀란은 득점하지 못했지만, 황희찬은 리그 4호골이자 올 시즌 5번째 골을 기록했다.
후반 21분 황희찬은 역습 과정에서 맨시티의 골문을 파고 들었다. 그리고 수비수를 한 명 앞에두고 강력한 슈팅을 때렸지만, 그 슈팅은 수비의 발을 맞고 왼쪽으로 흘렀다. 하지만 그때 마테우스 쿠냐가 그 자리에 있었다.
쿠냐는 침착하게 황희찬에게 패스를 했고, 황희찬은 통렬한 슈팅을 맨시티의 골문에 박아넣었다. 이 골로 맨시티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패배를 기록했다.
황희찬은 맨시티전에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골 뿐만 아니다. 수비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사진 = 연합뉴스)
펩은 이제 황희찬의 이름을 잊을래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 로이터=뉴스1
경기 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Hwang(황)'이라고 분명히 발음하며 황희찬이 기억에 남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경기 전날 The Korean Guy에서 굉장히 큰 신분 상승을 한 셈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황과 쿠냐 같은 선수들에게 돌파를 계속 허용하면 경기가 어려워진다“ 라며 울버햄튼의 공격력을 칭찬했다.
[울버햄프턴=AP/뉴시스]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의 황희찬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 중 공을 다투고 있다. 황희찬은 후반 21분 결승 골을 넣어 시즌 5호를 기록했고 팀은 2-1로 승리했다
[울버햄프턴=AP/뉴시스]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의 황희찬(11)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 후반 21분 결승 골을 넣고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황희찬은 시즌 5호를 기록했고 팀은 2-1로 승리했다.
[울버햄프턴=AP/뉴시스]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의 황희찬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 중 공을 다투고 있다. 황희찬은 후반 21분 결승 골을 넣어 시즌 5호를 기록했고 팀은 2-1로 승리했다.
이날 공격뿐만이 아니다. 황희찬은 이날 센터백 자리에까지 내려와서 수비에 가담하기도 하고 중원에서 상대와 적극적인 어깨 싸움을 해주는 등 팀의 전체적인 압박과 수비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여기에 중원에서도 상대 선수와 두려움없이 맞부딪혔다.
해당 경기는 전반전부터 매우 거칠어졌다. 서로 발이 얼굴까지 올라가는 등 감정이 격해지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황소'라는 별명을 가진 황희찬의 저돌성이 큰 힘을 발휘했던 것은 물론이다.
물론, 황희찬이 펩이 자신의 이름을 모른다는 것을 의식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절대 잊혀질 수 없는 강렬한 각인을 황희찬이 심어준 것은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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