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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모터쇼' 참가한 현대차, '日모터쇼' 불참 배경은

'中모터쇼' 참가한 현대차, '日모터쇼' 불참 배경은
지난 4월 18일 중국 상하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3 상하이 국제 모터쇼' 현대자동차 전시관 전경. 현대차 제공
[파이낸셜뉴스] 올해 중국에서 열린 두 개의 모터쇼에 참가한 현대자동차·기아가 정작 '세계 3대 모터쇼'로 불려온 독일과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 모터쇼엔 잇따라 불참을 선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크게는 국제 모터쇼가 지역 모터쇼로 위상이 하락한 점, 전기차 판매 시장으로 일본 시장이 아직 궤도에 오르지 않았다는 점 등이 두루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런 반면, 최근 국제 모터쇼 '단골 손님'으로 부상한 중국 BYD는 이달 말 일본에서 4년 만에 개최되는 재팬모빌리티쇼(옛 도쿄 모터쇼)에 출전, 중국 자동차 업계의 달라진 위상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중국 청두, 상하이, 인도네시아 모터쇼 등에 참가했던 현대차·기아가 이달 25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4년 만에 개최되는 재팬모빌리티쇼에 불참한다. 현대자동차그룹 내에선 현대모비스만 부품사로 참가한다. 지난달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옛 프랑크프루트 모터쇼)때와 같은 꼴이다. 그때도 현대모비스만 출전했었다.

세계 3대 모터쇼라 불려온 두 개의 모터쇼에 불참하게 된 배경에 대해 현대차 측은 "한 마디로, 투입 대비 가성비(가격대비 성능)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일본에서 현재 아이오닉5 등 전기차로만 사실상 라인업을 꾸린 상태인데, 일본의 전기차 보급률은 유럽, 중국에 한참 낮은 2%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전반적으로 일본 전기차 시장 공략에 시간이 더 걸릴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통상, 모터쇼 참가비용은 수십억원대다. 당장 기대 효과를 보기 어려운 판에 비용이 만만치 않아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중국 청두, 상하이 모터쇼, 나아가 최근 인도네시아 모터쇼에 참가했던 것은, 이 지역의 성장성을 높이 봤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국제모터쇼'가 '지역모터쇼'로 위상이 하락하면서, 과거와 같은 주목도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점 역시 국제모터쇼 참가에 주저하는 이유다. 자연히 지역편중도가 날로 심화돼가는 양상이다. 가령,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선 제너럴모터스(GM)이나 테슬라 등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IAA에서는 독일 BMW, 폭스바겐이 전시장을 도맡아 꾸리는 식이다. 막상 전시장을 꾸려도 전기차나 미래차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현실적 고민도 크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분위기다.
차라리 연초 열리는 IT(정보기술)행사인 미국 CES에서 기업의 비전과 신기술을 공개하는 편이 낫다는 계산이다.

완성차 업계의 모터쇼를 향한 복잡한 계산과 달리, 중국 BYD는 지난해 인기 추락으로 몸살을 앓았던 파리 모터쇼 출전을 비롯해 독일 IAA,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모터쇼에 이어 이번 재팬모빌리티쇼까지 빠짐없이 출장한다. 업계에선 BYD등 중국 메이커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무차별적으로 마케팅 예산에 화력을 쏟아부으며, 모터쇼의 새로운 흥행 카드로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