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K-베이커리 선봉장' CJ푸드빌 안헌수 미국법인장
몇 가지만 판매하는 현지와 달리 식빵·페스츄리 등 많은 제품 선봬
취향 충족시키니 손님 몰려들어... 팥·김치 곁들인 메뉴로 차별화도
美 100호점 출점으로 현지 안착... 스타벅스 능가하는 브랜드 목표
미국 현지 고객들이 뚜레쥬르 미국 세리토스점을 찾아 이용하고 있다(맨위 사진). 뚜레쥬르 미국 100호 매장인 브롱스빌 점 CJ 푸드빌 제공
CJ푸드빌 안헌수 미국법인장
"'뚜레쥬르'라는 브랜드에 익숙한 미국 현지 교민을 대상으로 미국 진출의 발을 내디뎠다. 먼저 로스앤젤레스(LA) 인근 한인마트 내에 미국 1호점을 출점해 시장을 파악한 후 점차 미국 현지인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확산해 가는 단계적 전략을 세웠다."
'매일 매장에서 굽는 갓 구운 빵'이라는 차별화된 컨셉으로 1997년 1호점 개점 후 고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뚜레쥬르는 글로벌 진출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품고 2004년 첫 해외 무대로 단일 최대 시장인 미국에 1호점을 오픈했다. 이후 20여년의 우여곡절 끝에 뚜레쥬르는 LA를 넘어 뉴욕, 뉴저지, 매사추세츠 등 26개 주(州)의 핵심 상권에 진입했다. 이렇게 미국 내에서 입지를 다지기까지는 현지에서 열정을 다해 시장의 문을 두드린 이들의 꾸준한 노력이 있었다.
4일 CJ푸드빌 안헌수 미국법인장은 "요즘 뚜레주르 미국 현지 매장은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일상의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라며 "미국 시장에서 생소하고 아무 인지도도 없는 대한민국 브랜드가 상륙해 현지인들에게 브랜드를 알리기까지 7~8년의 시간이 흘렀는데 이후에 본격적으로 붙어 볼 만 하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라고 회상했다. 안 법인장은 "특히 미국에서 가장 상징성을 가진 매장으로 LA 인근의 세리토스점을 꼽을 수 있다"라며 "2020년 4월 첫 고객을 맞이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락다운 기간에 오픈한 매장이었기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직영점에 걸맞게 지역의 명소로 자리잡았고 여기서의 성공사례를 경험하며 미국에서 뚜레쥬르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깊이 깨닫게 됐다"라고 말했다.
뚜레쥬르가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비결은 무엇일까. 안 법인장은 '진입장벽 낮추기'와 '차별화' 전략을 꼽았다. 안 법인장은 "한국 베이커리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식빵과 단과자류 제품 외에 현지에서 익숙한 페스츄리 제품들도 함께 판매해 현지인들의 브랜드 입문의 진입장벽을 낮췄고 매장 재방문시 다양한 제품을 시도할 수 있도록 시간대별 맞춤 샘플링을 진행한 것도 초기 뚜레쥬르를 알린 비결"이라며 "여기에 'K-베이커리' 라고 일컫는 한국식 카페테리아 스타일 베이커리에 팥, 김치 등 한국 정통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 독특한 컨셉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다"라고 설명했다.
안 법인장은 "무엇보다 특정 카테고리의 제품들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미국의 베이커리와 달리 뚜레쥬르는 아침식사를 위한 페스츄리, 생일축하 케이크, 티타임을 위한 좋은 커피와 디저트, 선물하기 좋은 양과류까지 마치 베이커리계의 대형마트와 같은 모습을 갖춘 동시에 절제된 단맛, 독특하고 신선한 맛이 미국 시장에서 우리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던 것 같다"라고 평했다.
우리에겐 익숙한 '토탈 베이커리' 콘셉트는 현지인들에게 매우 신선하게 다가가 소비자들을 잡고 있다. 이와 같은 다(多)제품 전략은 미국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키는 배경이 됐다. 이에 따라 최근 2년 간 오픈한 신규 매장들의 현지인 고객 비중은 7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안 법인장은 "고객이 매장에 입장해 직접 제품을 고르는 방식은 국내와 동일하고 판매하는 제품들도 거의 유사하지만 현지 소비자들의 경우, '익숙함', '친밀함'이 소비를 결정하는데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라며 "한국계·아시아계 고객들에게 친숙한 '단팥빵', '소보로빵'과 같은 토속적인 K-베이커리 제품들을 취급함과 동시에 현지인들에게 친밀한 맛인 '말차'와 '타로' 등을 활용한 제품들을 출시해 현지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 시켰다"라고 밝혔다.
다양한 빵과 함께 케이크를 구매할 수 있는 것도 차별점이다. 현지 브랜드들이 투박한 모양의 버터 케이크 위주로 취급하는 데 반해 신선한 생크림으로 만든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뚜레쥬르 케이크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어머니의 날을 비롯해 핼러윈, 크리스마스 등 시즌 이벤트가 많은 현지에서 독특한 테마로 선보인 한정판 제품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해피 마더스데이 컬렉션'을 선보인 어머니의 날 시즌 제품 매출은 전년의 약 140%를 기록했다.
안 법인장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제품은 생크림 케이크로 현지에서는 '클라우드 케이크(Cloud Cake)'라고 부른다"라며 "부드럽고 고소한 생크림의 식감과 절제된 단맛이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 잡으며 '케이크는 뚜레쥬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연일 승승장구 하고 있는 뚜레쥬르는 지난 8월 뉴욕 맨해튼 인근 브롱스빌에 100호점을 오픈했다.
안 법인장은 "최근 오픈한 '브롱스빌 점'은 미국 100호점 출점으로 이제 미국에서의 본격적인 사업 확대는 막 시작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라며 "현재 미국 내 26개주에 매장 진출 성과를 넘어 사업 확장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미국 조지아주 게인스빌에 공장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뚜레쥬르가 미국에서 더욱 더 성장하기 위해 견제해야 할 경쟁상대들은 어디일까. 안 법인장은 '파네라 브레드(Panera Bread)', '코너 베이커리(Corner Bakery)', '르 팽 코티디앵(Le Pain Quotidien)' 등을 꼽았다.
여기에 더해 미국에서 1만5000여개 매장을 가진 스타벅스도 꼽았다.
안 법인장은 "고객들이 매장에서 베이커리와 커피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대표 브랜드로 뚜레쥬르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모습을 그려가고 싶다"라며 "모든 미국인들이 한 달에 한 두 번 뚜레쥬르를 찾아 맛있는 빵, 케익, 음료를 드시며 행복해 하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글로벌 베이커리의 대표 브랜드가 되는 모습을 만들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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