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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성장 CCUS사업, 조선·철강·엔지니어링도 뛰어들었다

2030년 글로벌시장 70억弗 전망
초대형 액화탄소운반선 경쟁부터
사업권 확보·철강재 개발 등 분주

고속성장 CCUS사업, 조선·철강·엔지니어링도 뛰어들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액화이산화탄소(LCO₂) 운반선 조감도. 사진=HD한국조선해양 제공)
조선·철강·에너지 등 국내 중후장대 기업들을 중심으로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사업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들 기업은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선제적인 탄소 포집·저장 기술 상용화 및 프로젝트 개발로 미래 시장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엔지,글로벌 CCUS 사업 가속

5일 조선·철강·에너지·엔지니어링 등 기업들이 성장성이 높은 CCUS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CCS 사업권은 물론, 액화이산화탄소(LCO₂) 운반선 개발, 탄소포집·이송 전용 철강재 개발 등 연관 시장이 다양하다. 글로벌 CCUS 시장은 매년 30%이상 성장, 2030년 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전날 글로벌 에너지기업인 캐나다의 스반테, 영국의 카본 클린과 CCUS 관련 업무협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나노탄소포집 기술을 보유한 스반테와는 탄소포집 플랜트를 모듈화, 표준화해 아시아·중동 지역 프로젝트를 공동 개발한다. 앞서 지난 3일 카본클린과 사업협약(JDA)을 체결한 삼성엔지니어링은 선박용 탄소포집시스템(OCCS) 모듈 개발 및 실증화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남궁홍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탄소 관련 글로벌 기술력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풍부한 경험을 접목해 탄소 포집 분야에서의 확실한 솔루션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SK에너지, SK어스온, 삼성중공업, 롯데케미칼 등과 국내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탄소를 포집, 말레이시아로 이송·저장하는 '셰퍼드(Shepherd) CCS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조선 3사,초대형 액화탄소선 경쟁

CCUS 시장이 커지면서 이를 액화해 운송하는 선박 수요도 늘고 있다. 국내 조선 3사는 초대형·고효율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저장 설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월 그리스의 캐피탈마리타임그룹과 1790억원 규모의 2만2000㎥급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액화이산화탄소 운송선으론 현재 기준 세계 최대다. 한화오션도 지난달 그리스 에코로그, 미국선급(ABS) 등과 4만㎥급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개발 업무협약(JIP)을 체결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핵심기술인 초대형 화물창 등 선박 상세 설계를 맡는다"고 했다.

삼성중공업은 액화이산화탄소 대량 저장 고압탱크 설비(FCSU)를 개발했다. 길이 330m, 폭 64m 크기로 초저온 액화이산화탄소 10만㎥를 저장할 수 있는 탱크다. 선체 상부엔 연간 500만t(MTPA)의 이산화탄소를 해저면 깊숙한 곳으로 보낼 수 있는 주입 모듈이 탑재된다. 지난 8월 노르웨이 선급(DNV)에서 기본인증도 받았다.

■포스코인터, 세아제강은 美시장 진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CCS 사업에 참여한다. 최근에 미국 CCS 사업법인(포스코인터내셔널 CCS USA)도 설립했다.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의 CCS 사업 국제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스페인·미국·일본 업체 등과 컨소시엄 구성, 지분 10% 보유)로 선정됐다.

6억t 이상의 탄소를 미국 텍사스 연안 해저에 저장하는 프로젝트다. 박현 포스코인터내셔널 에너지사업개발본부장은 "CCS 전략 지역을 북미, 동남아시아, 호주 등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현재 호주, 말레이시아에서 고갈된 해상 가스전을 활용, CCS사업 모델을 개발 중이다.

세아제강도 미국 CCUS 시장에 진출했다.
제품요구 사양이 까다로운 북미에서 지난 6월 CCUS전용 강관을 수주, 연말까지 현지 원유시추 프로젝트에 공급한다. 이번에 납품하는 CCUS용 강관은 탄소 포집·이송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저온 충격 방지 및 내부식성이 인증된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친환경 제품 요구 기준이 높기로 정평난 북미에서 CCUS용 강관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