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앤소니 심-김지운 감독·송강호 제작
뉴욕 월가 투자은행 한국계 미국인 주인공..오퍼링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파이낸셜뉴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자전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
MBK파트너스는 헐리우드 제작사 ‘어나니머스 콘텐트’, 김지운 감독·송강호 배우가 설립한 ‘앤솔로지 스튜디오’가 공동으로 김 회장이 집필한 오퍼링스(Offerings)를 영화로 제작한다고 9일 밝혔다.
연출과 각색은 벤쿠버와 부산 등 전세계 영화제에서 28관왕을 휩쓴 화제작 ‘라이스보이 슬립스’의 앤소니 심(Anthony Shim) 감독이 맡는다. 내년 가을께 서울과 미국에서 촬영을 시작한다.
2020년 출간된 소설 오퍼링스는 학자가 되라는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고 뉴욕 월가 투자은행에서 근무하게 된 한국계 미국인 주인공 ‘대준’의 성장 스토리다.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을 졸업한 뒤 월가에서 근무하고, 현재는 사모펀드 운용사 MBK를 이끌게 된 김병주 회장 본인의 성장 모습을 그려낸 자전적 소설이다.
대준은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 뱅커(Banker)로서 처음 한국에 와 국채 발행 업무를 맡는다. 그러면서 한국 재벌의 계열사 매각 등 구조조정 과정에도 큰 역할을 담당한다. 대준은 본인의 뿌리가 한국계라는 사실을 잊지 않지만 미국 투자은행의 공격적인 투자와 구조조정 역할을 직접 해내면서 자아 정체성 혼란을 겪는다.
김 회장은 한국의 IMF(국제통화기금) 관리 시절부터 본격화 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년 넘는 기간에 걸쳐 오퍼링스를 완성시켰다. 젊은 시절 겪었던 내면의 혼란과 극복은 MBK파트너스를 현재 동북아 최대 운용사로 키워내는 자양분이 됐다. 자선가로서의 역할을 하는데에도 영향을 줬다. 김 회장은 실제 2021년 서울 서대문의 시립도서관 건립을 위해 300억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지난해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1000만달러(약 135억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미나리’와 ‘파친코’ 등 한국계 이민자 이야기들이 주목을 끌고 있는 것도 이번 영화 제작에 한몫했다. 지난 4일부터 시작된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한국계 미국인 영화인들의 작품을 조명하는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가 개최되기도 했다.
앤소니 심 감독은 “오퍼링스의 첫 장을 읽는 순간부터 나의 다음 영화가 될 것임을 직감했다”면서 “작품의 많은 요소들이 즐거움을 주며 오퍼링스 속 인물들을 내 머릿속에서 지우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깊이 빠져있다”고 평가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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