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 홍석윤이 소개하는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톺아보다'는 '샅샅이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다. '내책 톺아보기'는 신간 도서의 역·저자가 자신의 책을 직접 소개하는 코너다.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토니 로빈스/ 넥서스BIZ
하루가 멀다 하고 자기계발서 라벨을 단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행동의 변화로 자신의 삶을 바꾸고 싶은 독자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어서다. 이런 자기계발 열풍을 이끈 대표 고전을 꼽으라면 단연 토니 로빈스의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를 빼놓을 수 없다. 책은 1000만부 이상 팔린 초베스트셀러로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총서이기 때문이다.
저자 토니 로빈스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기부여 전문가이자 변화심리학의 최고 권위자다. 1997년 국제상공회의소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 10인'에 선정되기도 한 그는 마이클 잭슨, 바네사 메이 같은 정상급 연예인에서부터 빌 클린턴, 조지 부시 같은 전·현직 대통령조차 앞다퉈 찾는 유명 인사다. 그뿐 아니다. 세계적 초우량기업인 IBM, AT&T,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맥도널드를 비롯해 미국 올림픽 선수단, 프로축구단·농구단을 포함해 미국 상·하원 의원과 미 육해공군 장성까지 그의 조언을 구해왔다.
출간된지 30주년을 맞은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는 당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주어진 환경이 아니라 당신이 내리는 '결단'이라는 본질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무려 78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구성된 이 책은 어떻게 하면 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결단을 내릴 수 있는지에 대한 탐구와 적용의 과정을 온전히 담은 안내서라고 할 수 있겠다.
책에서는 우리의 삶을 형성하는 것은 개개의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믿음에 달렸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를 '보편적 믿음(global beliefs)'으로 표현하는데, 믿음이란 일단 받아들여지기만 하면 우리 신경계에 거부할 수 없는 명령을 내리는 것과 같다는 사실에 집중한 것이다. 저자는 '믿음'이 현재와 미래의 모든 가능성을 확장하거나 심지어 파괴시킬 정도의 힘을 가졌다고 설명하며 만일 삶을 스스로 지배하고 싶다면 자신의 믿음을 의식적으로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먼저 이해가 우선돼야 함을 독자에게 전한다.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는 크게 3개의 파트로 나뉘어 구성됐다. 첫 파트는 당신 안에 무한한 힘이 있음을 일깨우고 그 힘을 활용하라는 독려의 내용을 담았다. 올바르게 형성된 믿음 체계 안에서 정말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적절한 질문을 던지고, 성공을 부르는 말을 하라고 조언한다. 또 10일 동안 시도할 수 있는 마음훈련 도전 매뉴얼을 제시해 더욱 이해를 높였다.
이어지는 파트에서는 중요한 개념인 '마스터 시스템(Master System)'에 대해 설명한다. 개인의 가치관이나 인생의 나침반을 확인하고 삶을 구성하는 근거 경험을 바탕으로 정체성을 바로 찾으라는 것이 요지다. 마지막 파트는 삶을 바꾸는 본질적인 7일 훈련을 소개한다. 감정적, 육체적, 관계, 재정적 운명에 대해 이해하고 올바른 사람이 되기 위한 행동강령을 바탕으로 삶과 시간을 통제하는 과정을 온전히 요약했다.
그래서일까. 지난 2018년 세상을 떠난 LG전자 정병철 부회장은 언제나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를 '죽비' 대용으로 늘 곁에 두고 읽었다고 한다. 그는 "토니 로빈스의 글을 대하면 언제나 생생한 활력을 얻는다. 아니, 거대한 죽비로 폭풍이나 벼락을 맞는 듯한 강렬한 힘을 받는다"며 청소년부터 회사원, 나이 든 세대까지 누구나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추천하기도 했다.
거의 800쪽에 육박하는 책의 분량을 보고 겁부터 먹는 독자들이 많다. 외형만 보면 쉽게 손이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인기는 정반대다. 절판 후 십수년이 지나 다시 국내 독자를 찾은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는 재출간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예약판매를 기다리는 독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고 한다. 아마 잠들어 숨죽이고 있는 내면의 거인을 마주할 것이라는 기쁨 섞인 기대였으리라. 그리고 삶의 주체로서 변화를 경험하게 되리라는 벅참과 함께 말이다.
홍석윤 번역가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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