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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순 효과..케이프투자증권 상반기 세전이익 273억..240억↑

펀드 운용자산 5000억 돌파 초읽기
부동산PF 관련 우발부채 등에서 빗겨나
케이프, 올 사상 최대 실적 전망..주주친화

임태순 효과..케이프투자증권 상반기 세전이익 273억..240억↑
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대표
임태순 효과..케이프투자증권 상반기 세전이익 273억..240억↑

[파이낸셜뉴스] 임태순 대표가 이끄는 케이프투자증권이 올해 상반기 세전이익으로 2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24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증권업계가 전반적으로 CFD(차액결제거래)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손실 여파로 수익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 성과다. IB(투자은행) 수익 위축을 투자수익으로 만회한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관리 바탕 운용 전략 통했다
14일 금융감독원 반기보고서(연결재무제표)에 따르면 케이프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세전이익 273억원을 기록했다. 임 대표의 철저한 리스크관리를 바탕으로 한 운용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최근 위험부담이 큰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 및 신용공여 등에 대해선 타사 대비 보수적으로 심의하는 등의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로 IB 및 PF부문의 손실위험을 최소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운용 및 중개부문에서 상장주식과 채권의 전체 보유 물량을 대부분 커버할 수 있을 정도의 헷지 포지션을 유지했다. 시장 리스크를 제어하는 롱숏전략으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을 실현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인하우스 헤지펀드 운용은 위험을 분산함과 동시에 장기 안정적인 성과를 위해 차익거래 및 이벤트 드리븐, 인덱스 추종 및 헷지, 가치투자 및 IPO(기업공개) 공모주 등 멀티 전략을 수행했다. 설정 이후 시장지수대비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율을 기록 중이다.

임 대표는 2016년 대표 취임 후 지속적으로 펀드 운용 규모를 확대하는 등 신사업인 펀드 비지니스를 강화 중이다. 2017년 출시한 헤지펀드를 시작으로 PEF(사모펀드), 신기술사업금융조합 등 펀드 운용규모를 늘려왔다. AUM(운용자산)이 8월 말 기준 4810억원으로, 5000억원 돌파가 초읽기라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케이프투자증권은 제이오, 진영, 슈어소프트테크 등의 투자로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 2024년도에는 기존에 투자한 롯데손해보험, WCP 등에서 투자수익이 예상된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매각이 완료될 시에 상당한 차익이 실현될 것"으로 봤다.

실질적인 유동성 현황도 안정적이다. 금융당국에서 규제하는 레버리지비율(자기자본대비 총자산비율)은 상반기 기준 785.7%다. 차익거래 등을 목적으로 한 채권이 대부분이다. 보유 채권 대부분은 국채다. 무위험차입금(고객예탁금, RP차입금, 헤지목적 부채 등)을 제외한 실질 레버리지비율은 200~300% 이내로 유지하고 있다.

CFD(차액결제거래)관련 손실, 부동산PF 관련 우발부채, 해외부동산 직접투자, 해외 부동산 펀드 판매 등 대부분 리스크에서 빗겨나 있는 것도 케이프투자증권에 대한 매력도를 높이는 부분이다. 지난 4월 발생한 SG증권발 주가 폭락사태와 관련된 8개 종목의 미수채권 규모가 2500억원 수준에 이르는 상황여서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해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관련 우발부채는 9월 기준 20조원을 넘는다. 올해 상반기 기준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8조3000억원에 달한다.

■케이프, 수익성 50% 이상 증가
케이프투자증권의 모회사인 케이프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개별기준 지난해 97억원 규모 영업이익에 이어 올해 상반기 105억원이다. 영업이익율은 전년동기 18.0%에서 27.8%로 수익성도 50% 이상 증가했다.

케이프는 지난 30여년간 선박 엔진의 핵심부품인 실린더라이너 한 가지 제품 생산에 매진해 왔다. 그동안 축적된 생산기술과 노하우로 세계 최고의 실린더라이너 제작업체로 업계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산업이 올해를 기점으로 슈퍼사이클에 진입, 최소 3년 간 수주잔고가 확보돼있다. 4~5년간 생산라인이 풀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라며 "수익성도 꾸준히 유지될 것이다. 자산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 케이프가 보유한 양산 공장의 유휴부동산 매각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대한 잔금 약 684억원의 현금이 올해 10월말에 유입될 것으로 예정돼있다. 현금흐름도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관련 각종 소송에서 승소하고 충분한 지분을 확보하는 등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결, 주주친화 정책도 본격화 중이다.

케이프가 2022년 8월 이후부터 시작한 자사주 매입 물량은 올해 연말까지 계획대로 매입하게 되면 발행주식 대비 10% 수준에 육박한다. 배당 또한 최근 3개년 연속으로 실시했다.
2022년 회계연도 기준 현금 시가배당수익율은 2.2%다. 자사주 매입금액을 포함한 시가대비 주주 수익률은 6.6%다.

케이프 경영진은 “향후에도 이러한 주주친화적인 자사주 매입과 배당정책을 꾸준하게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