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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t트럭' 포터·봉고의 변신…LPG車 시장 커지나

오는 11월 디젤 엔진 '단산'
전기차·LPG 라인만 생산

'국민 1t트럭' 포터·봉고의 변신…LPG車 시장 커지나
현대자동차 1t 트럭 포터. 현대차 제공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 포터, 기아 봉고 차량에서 오는 12월부터 경유(디젤) 모델이 사라진다. 빈자리는 올 연말부터 새롭게 생산을 시작하는 액화석유가스(LPG) 모델이 메운다. 이에 따라 앞으로 포터·봉고는 전기차와 LPG 모델만 선택할 수 있게 됐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오는 11월 포터·봉고의 경유 모델 생산을 종료할 방침이다. 이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대기환경개선특별법에 따른 조치다. 특별법에서는 어린이 통학버스나 택배용 차량의 경우 경유차 사용을 금지토록 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경유 모델을 단산시키고 12월부터 LPG 모델을 신규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포터 LPG 모델을 부활시키는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20년 만이다. 아울러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전기 모델 생산도 늘린다.

그동안 LPG 차량은 낮은 출력과 연비 탓에 큰 인기를 누리진 못했다. 실제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9월 LPG차 판매는 4만8068대에 그쳐 전년 대비 23.5% 감소했다. 하지만 환경규제 강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LPG차가 다시 주목 받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LPG차가 경유차와 비교해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9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본다. 현대차·기아는 엔진 출력 등을 개선해 상품성을 높인 만큼 LPG차가 기존 경유 모델의 수요를 상당수 흡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포터·봉고의 경유 모델 판매량만 12만1446대에 달할 정도로 많다. 업계 관계자는 "포터·봉고 등 1t 트럭은 '자영업자의 발'이란 별칭이 있을 정도로 수요가 많은 차량"이라며 “LPG차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유 모델이 사라지면서 전기트럭 판매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9월 포터 일렉트릭의 판매대수는 2만1591대에 달했는데 이는 전기 승용차를 통틀어 1위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도 3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아 봉고 EV는 3.8% 늘어난 1만3290대를 팔았다.

포터·봉고에서도 경유 모델이 사라지게 되면서 경유차 퇴출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지난해 연간 경유차 신규 등록 대수는 35만616대로 전년 대비 18.5% 줄었는데, 내년에는 20만대 수준으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유 엔진이 널리 쓰였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서도 경유차 단산이 확대되는 추세다. 현대차는 5세대 신형 싼타페를 내놓으면서 경유차를 라인업(구성)에서 제외했고, 이달 출시된 제네시스 부분변경 GV80도 경유차를 단종시키고 휘발유 차량만 판매키로 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