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약세까지 더해지면, 반도체 등 수출 타격
중국 전기차 기업 니오의 윌리엄 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4월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서 자사의 ES6를 배경으로 인터뷰를 하는 모습. AP뉴시스
지난 4월 중국 상하이 모터쇼 당시 배터리 기업 CATL 전시부스 앞 모습. 로이터 뉴스1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산업경쟁력 상승이 한국 수출 전선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기에 위안화 약세까지 더해지면 1년 내 한국의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등 주력품목 수출이 타격이 가해진다는 경고다. 세계시장에서 한중간 수출경합도가 그 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4일 '최근 우리나라 수출 영향 요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산업 경쟁력이 한국 수출과 부(-)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유가 상승, 환율 효과보다도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의 산업생산지수가 상승하면 한국의 수출이 감소하는 구조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대중 수출 감소를 견인하는 품목은 중간재다. 중국 산업계가 중간재 자급률을 끌어올리면서, 한국의 중간재 수출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 증가율은 2021년 22.6%에서 2022년 0.4%로 크게 둔화된 뒤, 올들어 9월까지는 수출 물량 자체가 급감(-24.4%)했다.
여기에 위안화 약세까지 더해지면, 상황은 '설상가상'이 된다는 게 무협의 분석이다. 위안화가 약세를 나타낼 경우, 주요 품목 가운데 석유화학, 반도체, 철강 순으로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가해진다. 무협 조의윤 수석연구원은 "(과거와 달리)원·달러 환율이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반면, 위안화 약세는 주요 품목의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중국의 산업경쟁력 강화에 위안화 약세까지 더해지면서,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위안·달러 환율은 지난달 달러당 7.3위안까지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하며,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현재는 원화와 위안화가 동조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으나 위안화 움직임을 보다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 연구원은 "향후 '강달러 현상'과 '중국의 경기 침체'가 지속하면서 위안화 약세가 확대될 경우 한·중 수출 경합이 심화하는 품목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며 "수출 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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