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훈 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가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생존 전략으로 합병을 비롯 광고모델 확보 등 수익성 다변화를 강조했다. 또 해외진출을 위해 K-콘텐츠 위주가 아닌 각 플랫폼만의 특색과 강점을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 대표는 29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토종 OTT가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콘텐츠 투자밖에 없다"며 "생존을 위해 합병이나 번들링(묶음상품)이 답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콘텐츠 투자를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필요한데 국내외 자금 유치가 어렵다면 광고 모델 확보를 비롯한 콘텐츠 사용료 지급 축소 등 과감한 라이브러리 정리 등 수익 모델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내 플랫폼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선 K-콘텐츠에만 기대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한 대표는 "토종 OTT의 성공을 위해선 해외 진출도 해야하지만, 한국 중심의 플랫폼으로는 희망이 없다"며 "한국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플랫폼이나 K팝, K드라마, K웹툰 등 K 크로스 장르 플랫폼만이 생존을 보장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일 국가 플랫폼으로 해외에서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며 "오히려 종교 OTT나 애니메이션 OTT와 같은 특색 있는 OTT는 살아남겠지만, 'K-콘텐츠'라는 플랫폼의 장점으로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대표는 미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무료광고기반스트리밍서비스(FAST)에 대해 국내 방송사를 비롯한 플랫폼도 대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유독 FAST의 의미와 성장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미국 엔터테인먼트 매체 '버라이어티'는 오는 2028년 한국의 FAST 시장 규모가 8억7600만달러(약 1조1800억원)에 육박,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영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한국 FAST 시장 성장을 예상하는 이유는 지상파, 종편의 강세 때문"이라며 "한국처럼 모든 장르에서 단단한 콘텐츠 경쟁력을 가진 방송사들이 즐비한 곳은 드물다.
물론 정부 승인 때문이긴 하지만, 결국 승인 제도가 한류를 만들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이런 방송사들이 본격적으로 FAST에 넘어오는 시점이 한국 FAST가 성장하는 지점"이라며 "현재 FAST 시장은 레거시 미디어들이 우려하는 '자기 잠식'이 아닌 생성형 시장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FAST가 주로 소비되는 삼성전자, LG전자의 본고장이라는 점도 FAST 강국을 예견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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