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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전 주력사업 부진에… 삼성·LG ‘믿을맨’ 떠오른 전장

삼성 ‘하만’, 올 영업익 1조 전망
유럽·북미 등 완성차 수주 확대
LG, 전장 영업익 HE사업 제쳐
연간 매출액 첫 10조 돌파 기대

반도체·가전 주력사업 부진에… 삼성·LG ‘믿을맨’ 떠오른 전장
글로벌 경기침체로 반도체와 가전 등 전통적 주력사업의 부진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불황 속에서도 차량용 전장(자동차 전기부품) 사업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자동차가 기계부품에서 움직이는 스마트폰으로 변모하는 '전장화'가 지속됨에 따라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전장사업이 전자업계의 새로운 주력사업으로 떠올랐다.

삼성전자의 차량용 전장부품 자회사 '하만'은 매분기마다 실적 성장을 구가하고 하며 영업이익 1조원 달성 전망도 나오고 있다. LG전자의 전장사업은 올해 수주잔고가 100조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전명가'의 미래 먹거리로 우뚝 떠올랐다.

■하만, 영업익 1조원 달성 전망

30일 증권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만은 올해 3·4분기 3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인 실적발표가 나오기 전이지만 전년 수준(3100억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2017년 전장사업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한지 6년 만의 성과다.

지난해 8800억원의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하만의 올해 분기별 영업이익은 △1·4분기 1300억원 △2·4분기 2500억원으로 현 추세라면 영업이익 1조원 달성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업계에서 나온다.

삼성전자 측은 "하만은 포터블·TWS(True Wireless Stereo) 중심으로 소비자 오디오 수요 증가와 비용 효율화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증가했다"며 "특히 역대 최대 규모의 전장 사업을 수주하며 성장 기반을 공고히 했다"고 상반기 실적을 분석했다.

하만은 최근 유럽과 북미 등 주요 완성차업체들로부터 잇따라 수주에 성공하며 이익 규모를 늘리고 있다. 하만은 주요 자동차 회사들로부터 IVI, 디지털 콕핏 등을 수주받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EQS의 MBUX 플랫폼을 공급한 데 이어 BMW iX에 5G 통신 장비도 업계 최초로 공급했다.

■'10살' LG전자 전장, 주력사업 '우뚝'

LG전자는 전장 사업이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10조원 규모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며 생활가전 부문과 함께 주력사업 반열에 올라설 전망이다.

LG전자의 전장 사업을 맡고 있는 VS사업본부는 지난 3·4분기 2조5035억원의 매출을 올려 134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27일 공시했다. VS사업부의 올 3·4분기 영업이익은 LG전자의 사업부문 중 두번째로 TV 등을 담당하는 HE사업부(1107억원)를 뛰어넘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연간 기준 VS사업본부 매출이 올해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하고, 연말 기준 전장 수주 잔액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실적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김주용 LG전자 VS사업본부 상무는 "전장사업의 2024년 연간 수익성은 올해 대비 개선된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미드 싱글디짓(한 자릿수 중반대) 이상의 수익성 개선을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올해 글로벌 전장 부품 시장 규모가 스마트폰 부품 시장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전장사업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LG전자의 가전, IT 노하우 등 양사가 쌓아온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여서 양사의 전장사업 비중은 나날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