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광고형 요금제 출시한 티빙
토종 업체 요금 개편 잇따를듯
콘텐츠 투자 늘며 영업적자 급증
업계 "발전 위해 인상 불가피"
만성 적자의 늪에 빠진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계가 구독료를 올리고 광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하는 등 생존전략 마련에 나섰다. 일부 소비자들의 반발도 있지만 현재 상황을 그대로 두면 K-OTT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티빙발 K-OTT 변화 움직임
1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구독료 인상과 광고형 요금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서비스 개편에 나섰다. 티빙은 오는 12월 1일부터 신규 가입자 구독료를 인상한다.
이에 따라 웹 결제 가격 기준 현재 한 달에 베이직 7900원, 스탠더드 1만900원, 프리미엄 1만3900원이던 가격이 베이직 9500원, 스탠더드 1만3500원, 프리미엄 1만7000원으로 각각 오른다. 기존 가입자는 신규 가입자보다 다소 적은 폭으로 인상된다. 또 티빙은 국내 OTT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내년 1·4분기에 월 5500원짜리 광고형 요금제(AVOD)를 출시한다. 구독자 입장에서는 광고를 보는 대가로 더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요금 정책에만 변화를 주는 게 아니라 시청자 혜택도 늘린다. 티빙은 12월 1일부터 실시간 라이브 채널을 제공한다. 티빙을 구독하지 않는 가입자도 tvN과 JTBC 등 29개 라이브 채널을 시청할 수 있다. 또 콘텐츠 다운로드가 가능해지고 한 개의 프로필만 제공되던 베이직 이용자도 4개의 프로필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등 서비스 범위가 확장된다. 수익성 개선 뿐만 아니라 이용자 선택권을 넓혀 글로벌 OTT와 경쟁할 수 있는 자생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급증한 영업적자에 위기감
일부 가입자들은 구독료 인상에 반발하고 있지만 업계의 이 같은 변화 시도는 절박함에서 비롯됐다.
국내 주요 OTT 3사인 티빙, 웨이브, 왓챠의 영업적자는 지난 2020년 385억원에서 지난해 2964억원으로 급증했다. 그만큼 콘텐츠 투자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OTT 3사의 콘텐츠 투자액은 6720억원으로 넷플릭스(8000억원, 추정치) 못지 않다. 3사의 콘텐츠 투자액은 2020년 2071억원에서 지난해 6720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해당 업체들은 △K-문화 콘텐츠의 글로벌 확산 △경제적 기회 창출 △기술 혁신 및 경쟁력 강화 △소비자 선택의 다양성 △문화 다양성과 포용성 증진 등을 위해 적자를 감수해왔다. 하지만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현 상태 유지도 어렵다는 판단 하에 개편에 나선 것이다.
웨이브 역시 구독료 인상과 광고요금제 도입 등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 업체들이 3~4년 가량 구독료를 동결해온 사이 물가 인상은 물론 콘텐츠 제작비가 치솟았기 때문에 구독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일부 사용자들의 반발도 이해하지만 해외 OTT 업체들은 이미 구독료 인상 등의 조치를 해왔고 국내 OTT 업계가 살아남으려면 불가피한 선택이다"고 말했다.
김용희 오픈루트 연구위원은 "초기 가격 상승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넘어 장기적으로 이용자들에게 제공되는 혜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OTT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일정 수준의 수익 모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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