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주가에 풋옵션 신청 늘어
상장사 자산매각 등 현금마련 분주
고금리 부담 안고 차환 발행도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상황이 계속되자 주식연계채권(메자닌) 투자자들이 원금 회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가 대부분으로, 이들은 풋옵션에 대응할 현금을 마련하거나 종전보다 높은 금리로 차환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 서린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발행한 전환사채(CB)의 풋옵션 신청을 받은 결과 대다수 투자자들이 원금회수 결정을 내렸다. 풋옵션 행사비율은 72.67%에 이른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 218억원을 돌려줘야 한다.
CB 행사가격은 1만4939원이지만 서린바이오의 주가는 7970원(1일 기준)이다. 주식으로 전환하면 투자자로선 손실을 보는 셈이다.
대유에이텍이 2022년 5월 말 발행한 CB의 풋옵션 행사비율은 원금(400억원)의 83.78%(335억원)에 달했다. 대유에이텍의 주가는 313원으로 전환가격(742원)을 한참 밑돌고 있다.
대유에이텍의 올해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74억원 수준이다. 이에 대유에이텍은 골프장과 본사사옥 등 매각이 가능한 자산을 내놨다. 같은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 대유플러스가 풋옵션에 대응하지 못해 기업회생을 신청한 터라 투자자들의 고심이 크다.
디지털헬스케어 전문기업 라이프시맨틱스가 2021년 12월 발행한 CB의 풋옵션 행사비율도 원금(145억원)의 55.86%에 이른다. 전환가격은 주당 7464원이지만 현재 주가는 2880원에 불과한 탓이다.
신약개발 전문기업 비엘(옛 바이오리더스)이 같은 달 찍은 교환사채(EB)의 풋옵션 행사비율 역시 원금(80억원)의 78.75%(63억원)에 이른다. 잔액이 64억50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100%에 가깝다.
교환대상 주식은 비엘팜텍으로 교환권 행사가격은 1055원이다. 그러나 비엘팜텍의 주가는 443원으로 행사가격의 절반을 밑돈다.
이 밖에 나노씨엠에스 CB(73.52%), 엔켐 BW(63%), 바이오리더스 CB(40%), 이엔코퍼레이션 CB(40%), 메이븐에프씨 EB(54%), 프리시젼바이오 CB(51%), 에프앤가이드 CB(40%) 등도 풋옵션 청구비율이 40%를 넘는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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