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주기돼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대한항공과의 조속한 기업결합을 위해 화물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여전하다. 가장 큰 우려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 아시아나항공을 지탱한 알짜배기 사업부로, 매각시 아시아나항공에 유무형의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체질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이번 매각 결정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진행된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는 화물사업부 매각을 두고 격론이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10월 30일 이사회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다시 이사회가 진행됐던 만큼 아사회는 찬반 양쪽으로 팽팽하게 갈려 화물사업부 매각의 유불리를 따졌다. 결국 화물사업부 매각으로 이사회는 결론이 났지만 이 때문에 자칫 화물사업부 매각으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게 사실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항공산업 전반에 어려움이 컸던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화물사업이 유일한 버팀목이었다"면서 "코로나와 같은 급격한 시장 변화가 나타날 경우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지게 됐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매각이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이후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와 같은 특수한 상황만을 고려하기에는 화물사업 유지로 인한 추가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기 11기 가운데 8기는 25년이 넘은 노후 항공기다. 보통 30년이 넘으면 퇴역조치를 해야 하는 만큼 운영에 부담이 따른다. 코로나 한가운데였던 2021년에는 화물이 아시아나항공 전체 매출의 72.5%까지 비중을 차지했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21.7%로 코로나 이전으로 비중이 돌아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화물기를 운영하고 있는 대형사의 경우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 화물기를 통해서 이익을 낸 경험은 거의 없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전세계적으로 국제선 여객이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화물기 대신 여객기의 '벨리 카고'를 통한 화물 운송도 증가할 것이라는 점도 향후 화물기를 통한 화물사업 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벨리 카고는 여객기의 하단부에 여객 수하물을 넣고 남은 공간에 싣는 화물로, 일반적으로 화물기보다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벨리 카고를 통한 화물 운송 수익성이 화물기보다 나은 상황에서 대형기를 갖추고 있다면 굳이 비용을 추가로 들여가며 별도로 화물기를 운영할 필요는 없다"면서 "다수의 항공기를 운영하는 대형 항공사에서 화물기를 비롯한 화물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체로 낮은데 왜 굳이 EC에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 분리매각을 요구했는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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