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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비즈니스맨' 고든램지가 선보인 스트리트 피자 가보니

[파이낸셜뉴스]
'영리한 비즈니스맨' 고든램지가 선보인 스트리트 피자 가보니
서울숲역 인근에 위치한 고든램지 스트리트 피자 내부 모습.

'영리한 비즈니스맨' 고든램지가 선보인 스트리트 피자 가보니
서울숲역 인근에 위치한 고든램지 스트리트 피자 내부 모습.

'영리한 비즈니스맨' 고든램지가 선보인 스트리트 피자 가보니
페퍼로니 피자와 새우가 들어간 피자.

요리를 잘하는 셰프와 사업을 잘하는 비즈니스맨은 전혀 다른 영역이다.

요리를 잘해도 요식업에서는 큰 실패를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요리를 전혀 하지 못해도 요식업으로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다. 물론 요리와 사업 둘 모두 성공한 케이스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있고, 영국에는 고든램지가 있다.

고든램지가 한국에 처음 알려진 것은 헬스키친이라는 요리 경연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당시 'F'로 시작하는 욕을 남발하며 참가자들의 음식을 던지고, 박살내고, 으깨버리는 그는 주방의 독재자이자 다혈질 셰프 그 자체였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 본 그는 젠틀하고, 유머있고, 여유가 넘쳤다. 수십년간 요리 하나만 판 외골수가 아니라 영리하고 판단이 빠른 비즈니스맨이었다.

2022년 서울에 고든램지 버거 매장 열어

고든램지는 2017년 오비맥주의 카스 광고모델 자격으로 한국의 기자들과 만났다. 당시 그는 한국 맥주가 맛없다는 편견에 대해 "한국 맥주가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고 한 기자의 엉덩이를 걷어차주겠다"고 립서비스를 했다. 또 현장에서는 대부분의 기자들과 셀카를 찍어주고, 악수를 하면서 분위기를 좋게 만들었다. 셰프, 방송인, 비즈니스맨 등 모든 영역에서 승승장구하는 영리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2022년 1월 서울 잠실에 그의 이름을 딴 버거 매장을 열었다. 고든램지 버거는 한우 패티와 트러플을 넣은 14만원짜리 초고가 버거로 유명세를 치렀다. 버거의 크기가 아니라 가격으로 입이 딱 벌어질만한 사악한 가격이었지만 오히려 초고가 마케팅은 매우 성공적으로 보였다. 전세계 명품 소비 1위, 소득 대비 독일 3사의 초고가 차량을 가장 많이 보유한 우리나라의 특성을 잘 공략한 것이다.

'영리한 비즈니스맨' 고든램지가 선보인 스트리트 피자 가보니
세계적인 셰프 고든램지가 만든 버거 홍보 사진.

고든램지 버거에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서울숲 포레스트 디타워에 고든램지 스트리트 피자가 문을 열었다. 일종의 피자뷔페 형식으로 일정 금액을 내면 다양한 맛의 피자를 즐길 수 있는 식당이었다. 다만 기존의 뷔페가 다양한 피자를 고객이 마음대로 집어서 먹는 것과 달리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 새로운 피자가 구워질때마다 식당 직원이 테이블을 돌며 피자를 배분하는 방식이었다.

오픈 초기에는 입소문을 타며 손님들이 줄을 이었지만, 손님이 몰릴 때는 피자를 먹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고 한국식 뷔페에 길드여진 일부 소비자들은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오픈 1주년을 맞은 고든램지 스트리트 피자는 이번에 영리하게 업그레이드를 다시했다. 지난 2일 찾은 고든램지 스트리트 피자는 그간 나왔던 소비자들의 불만을 영리하게 개선했다.

피자와 함께 무제한 맥주, 와인 구성도

우선 기존에 있었던 뷔페 형식으로 피자를 무한으로 즐길 수 있는 방식과 함께 1판의 피자를 기존 식당처럼 주문할 수 있는 방식을 새로 도입했다.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뷔페 형식의 '보텀리스 피자'는 1인 2만9800원으로 탄산음료가 포함된다. 싱글 피자 1판은 2만3000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피자는 기본 피자 5종과 요일별로 바뀌는 스페셜 피자 1종까지 총 6종의 피자가 준비된다.

피자와 함께 사이드 메뉴로 다양한 파스타도 메뉴에 추가했다. 라자냐, 파스타의 가격은 1만9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보텀리스와 함께 이용할 경우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피자와 함께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맥주와 와인 구성도 있다. 3종의 맥주가 무한대로 제공되는 보텀리스 맥주는 1인 1만9800원이다. 스파클링, 화이트, 레드까지 6종의 와인은 2만9800원에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고든 램지는 “피자는 복잡할 필요가 전혀 없다. 단순하고 맛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원칙을 고수했다.
실제로 맛본 피자들은 모두 기본 이상으로 튀는 곳 없이 맛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치즈와 햄맛의 조화가 훌륭한 페퍼로니 피자, 짜지 않고 담백하면서 고기가 풍부한 라자냐를 추천한다. 사이드로 초콜릿 소스가 묻은 닭윙도 있지만 도전정신이 넘치는 사람이 아니라면 무난한 스위트사우어 맛이 더 낫다.

'영리한 비즈니스맨' 고든램지가 선보인 스트리트 피자 가보니
고든램지 스트리트 피자의 수저, 포크 세트. /사진=이환주 기자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