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

금리 올라 거래 뚝 ‘찬밥’ 된 오피스텔… 경매시장도 침체

서울 오피스텔 경매 낙찰률 9%대... 8개월만에 한자릿수까지 떨어져
주인 못찾은 물건 늘어 ‘매물 적체’
규제 풀려 아파트로 수요 몰린탓
금리 상승에 투자용 부동산 외면

금리 올라 거래 뚝 ‘찬밥’ 된 오피스텔… 경매시장도 침체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으로 꼽히는 오피스텔이 찬밥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경매시장에서 오피스텔 매물은 적체된 반면 낙찰은 일부에 불과해 낙찰률이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및 아파트값 약세로 오피스텔 매매거래가 줄면서 경매도 당분간 침체기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6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경매 낙찰률이 8개월만에 한자릿수를 기록했다. 10월 서울 오피스텔(주거용) 낙찰률은 9.6%로 집계됐다. 187건 중 18건만 낙찰된 것으로 10건 중 1건 수준이다. 낙찰률이 한자릿수를 기록한 건 올해 2월 7.8% 이후 처음이다.

낙찰률은 지난 6월(20.4%) 최고를 기록한 뒤 하락세다. 낙찰가율도 84.1%로 지난 6월(81.5%) 이후 가장 낮다.

낙찰 받는 사람이 없다 보니 오피스텔 경매 물건은 갈수록 쌓이고 있다. 서울 오피스텔 경매 물건은 10월 187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57건의 3배가 넘는 규모다. 7월 78건에서 8월 116건, 9월 142건, 10월까지 3개월 연속 증가세다.

투자자들이 응찰하는 오피스텔은 1억원대 원룸 등 저가가 대다수다. 이달 서울에서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한 물건마저 감정가(100%)를 겨우 넘겼다. 관악구 신림동 베리타스서울 전용 18㎡는 감정가 1억1200만원 800만원 높은 1억2000만원(낙찰가율 107.1%)에 낙찰됐다. 응찰자는 단 1명이었다. 이밖에 마곡에비앙 전용 25㎡은 감정가 1억8800만원에서 1회 유찰됐지만 1억7474만원(낙찰가율 92.9%)에 낙찰됐다.

경매업계는 오피스텔 경매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로 금리 및 매매시장을 꼽았다. 대출 비중이 높은 수익형 부동산 특성상 금리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또 올 초 1.3대책을 통해 부동산 규제완화 및 특례보금자리론으로 아파트 매매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이 컸다.

실제 올해 들어 서울 오피스텔 매매거래량은 2월 935건으로 연중 최고치를 찍은 뒤 10월(553건)까지 감소세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오피스텔을 찾는 투자자는 드물 것으로 봤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과거 아파트값 상승기 때 아파트 대체 역할로 중대형 오피스텔이 인기가 있었지만 현재는 찾는 이가 없다"라며 "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이상 현재와 같은 시장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피스텔에 대한 정책 변화가 없는 것도 투자를 망설이는 이유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황규석 비전법률경매 대표는 "세입자가 오피스텔을 주거 목적으로 전입신고한 경우에는 임대인은 세법상 주택 수에 포함된다. 다주택자가 되는 셈"이라며 "당초 오피스텔 소유주들이 오피스텔 주택 수 제외를 주장하며 규제완화를 주장했지만 관련 정책의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