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외국인 공매도 거래 없어
"특혜… 투자자 모두 금지해야"
"유동성 공급 제약, 시장 왜곡"
정부가 이날부터 공매도 전면금지를 시행했지만 시장조성자 등 예외조항을 통한 기관투자자들의 공매도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개인투자자는 전체 투자자에 대한 공매도 금지를 주장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시장이 급변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가 전면금지된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기관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321억원이었다. 규제 영향으로 개인과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가 전무했던 것과 상반된 결과다.
코스닥시장의 기관 공매도 거래대금은 1648억원으로, 공매도 전면금지 이전인 이달 2일(506억원), 3일(951억원)의 약 2배에 달했다.
기관이 공매도 거래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상당수 기관이 시장조성자로서 이번 금지조치의 예외로 인정된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날부터 내년 상반기 말까지 코스피·코스닥·코넥스시장에 상장된 모든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금지했지만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 등의 차입 공매도는 허용키로 했다.
앞선 2020년 공매도 한시적 금지조치 당시에도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는 예외였다.
시장조성자 제도는 거래 회전율과 거래량이 부족한 종목의 거래 활성화를 위해 한국거래소가 2016년 도입했다. 이들은 거래소와 시장조성 계약을 맺고 배정받은 종목에 대해 매도·매수 양방향 호가를 내 원활한 투자를 돕는 역할을 한다. 올해는 계약을 맺은 증권사 9곳이 시장조성자로서 791개 종목을 관리한다.
일부 개인은 공매도 금지 예외조항에 대해 특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장조성자의 경우 증권거래세가 면제되므로 시세조종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는 "공매도 제도 개선이 완벽한 결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어떠한 예외도 없이 전면금지가 돼야 한다"며 "정상적인 시장조성제도까지는 막을 수 없겠지만 악용 여지가 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국과 전문가들은 이들의 공매도까지 제한할 경우 시장 급등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조성 업무상 위험성 헤지를 위한 공매도가 필요하다. 헤지가 안 되면 시장조성이 어렵고, 결국 그 시장에 유동성 부족과 효율성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며 "과거 공매도가 전 세계적으로 금지됐던 때조차 시장조성자의 공매도는 금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시장조성자는 공매도 거래 시 적정가격 호가를 유지해 호가 공백에 따른 가격 급변을 완화하고, 유동성을 공급하며, 거래비용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면서 "시장조성자 공매도가 제한될 경우 지수와 상장지수펀드(ETF) 간 괴리율이 확대되는 등 시장 왜곡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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