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롯데, 동박원료 손잡아
STX·LX, 인니 니켈 광산 주목
SK, 배터리 충전 네트워크 확장
삼성, 폐배터리 재활용 정조준
국내 종합상사들이 글로벌 격전지로 떠오른 2차전지 분야를 새 먹거리로 집중하면서 전통적인 중개무역 중심의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움직임이 가팔라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종합상사들이 올들어 2차 전지 소재사업 확대에 전사적 역량을 집결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동박원료 공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하이엔드 동박 생산에 필요한 원료 60만t을 10년간 공급하며, 기대 매출은 약 6조원으로 전망된다. 동박은 이차전지의 음극재를 감싸는 두께 10㎛(1㎛=100만분의 1m) 이하의 얇은 구리 박으로 음극재에서 전기화학반응에 의해 발생하는 전자를 모으거나 공급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5월 흑연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흑연은 이차전지의 양극에서 나온 리튬 이온을 저장했다가 방출하면서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해당 계약으로 호주 광업회사 블랙록마이닝의 자회사에 1000만달러(약 130억원)를 투자해 25년간 75만t의 천연 흑연을 공급받게 됐다. 마헨지 광산에서 수입한 천연 흑연을 이차전지 소재 업체인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STX은 최근 지분 20%를 가지고 있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지역 니켈광산 시추탐사에 돌입했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매장량과 채굴량 모두 세계 1위다.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생산이 시작되면 연간 기준 생산량 200만t, 매출액 1억3000만달러 이상이 예상된다. 지난달에는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니켈·리튬·그라파이트 2차전지 소재 공급망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LX인터내셔널도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4월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국영 기업 안탐 등과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니켈 채굴부터 셀 생산, 폐배터리 활용 등 전기차 배터리 분야를 총망라하는 사업의 총 규모는 98억 달러(약 12조5342억원)에 이른다.
SK네트웍스는 배터리 충전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자회사 SK일렉링크, 에버온, SK렌터카를 통해 전기차 인프라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SK렌터카는 20여만대에 이르는 차량을 2030년까지 친환경차로 전환할 방침이고, SK일렉링크·에버온의 충전 인프라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진행 중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성일하이텍의 지분을 4.9%를 확보했다.
성일하이텍이 폐배터리에서 양극재 주요 원료인 코발트·니켈·리튬 등을 뽑아내면 삼성물산이 이를 배터리 제조사 등에 판매하는 구조다. 독일, 스페인 등에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짓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배터리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배터리 원료, 폐배터리, 충전 등 관련 생태계도 확장될 것"이라며 "종합상사들이 자원 무역 경험을 토대로 해당 분야를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